◎이 총재 “우선 지도부 화합 중요”/이 대표 “패배의식 불식 방안을”/김윤환 “내각제 주장한적 없다”/박찬종 “YS포함 구당회의 열자”/김덕룡 “DJP분쇄에 힘 합치자”1일 상오 여의도 당사 총재실에서 열린 이회창 신한국당총재와 이한동 대표, 김윤환·박찬종·김덕룡 선대위원장의 회동은 신경식 총재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1시간30분 동안 계속됐다. 회동이 시작된 지 1시간이 지나자 이대표, 이총재, 박위원장의 순으로 총재실을 먼저 빠져나왔는데 모두 상기된 표정들이어서 분위기가 상당히 심각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회동후 신실장은 『신한국당이 중심이 돼 단합하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데 5인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반DJP연대 및 김영삼 대통령과 이총재의 관계개선문제를 비롯한 당내분 해소방안 등을 놓고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였다. 다음은 대화록 요지.
▲김덕룡 위원장=우리당을 중심으로 반DJP연대를 형성, DJP연합을 분쇄해야 한다. 이는 모든 반DJP세력을 결집하자는 것이지 이총재가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부패의 상징인 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가 후세들에게 어떻게 도덕을 가르칠 수 있겠나. 당분열을 막아야 한다.
▲이대표=당원들의 패배의식에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그동안 탈당하려는 사람들을 만나 당잔류를 설득했다. 탈당한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20명이상의 의원을 국민신당으로 데려가기 위해 만나고 있다. 이를 차단하는 데 힘을 모으자. 패배의식 불식을 위한 획기적 방안을 찾자.
▲이총재=당내 일부인사들은 이인제 전 경기지사를 염두에 두고 반DJP연합을 거론하고 있다. 특정인을 놓고 연대를 주장하는 것은 부도덕한 DJP연대와 다를 바 없다. 백지상태에서 결합하자는 얘기에도 저의가 있다. 앞으로 충분히 승리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여기에 있는 4명이 힘을 합치면 틀림없이 DJP연합을 이길 수 있다.
▲김윤환 위원장=반DJP진영의 모든 후보가 후보직을 내놓고 연대하자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없다. 내가 내각제개헌 의도를 갖고있다고 하는데 나는 한번도 내각제를 하자고 주장한 적이 없다. 3일 두 김총재가 DJP연합을 선언하면 나의 이같은 입장을 분명히 밝히겠다.
▲박위원장=나는 항명항당의 입장이다. 당내 반DJP연대 움직임이 결코 탈당의 명분이 될 수 없다. 이만섭 전 의장을 만나 『당사태에 책임을 지고 탈당했다면 절대 국민신당으로 가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총재가 옳고 그름만 따지려면 국민운동을 해야 한다. 총재는 현상황이 전부 내탓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투표일 직전에 여론이 대반전하기도 하지만 지금의 추세도 무시해선 안된다. 대선은 후보의 선거다. 후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임하느냐가 중요하다.
▲김덕룡 위원장=총재가 단합을 저해하는 문제점을 우선 시정해야한다. 김대통령과 이총재의 갈등양상, 문민정부와의 단절론, 『민주계는 당을 떠나라』는 김태호 사무총장의 발언, 내각제편승 움직임 등이 그것이다. 대선필승 결의대회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위원장=명예총재와 총재, 대표, 선대위원장 등이 참석하는 구당회의를 열어 당의 혼돈을 수습해야 한다. 이총재가 김대통령을 만나 탈당요구를 거둬들임으로써 탈당사태를 막아야 한다. 총재가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총재=진지하게 검토하겠다. 당결속을 위해 개선해야 할 것은 과감히 개선하겠다. 우선 지도부의 화합이 중요하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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