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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종금사 ‘외환부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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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종금사 ‘외환부도’ 위기

입력
1997.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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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없어 한때 지급불능상태 직전까지 몰려외환위기로 인한 피해가 금융권에 가시화하기 시작했다. 원화의 대미달러 환율이 폭등하고 이로 인해 국내서 달러차입이 어려워지자 일부 종금사들이 지급불능 상태 직전에까지 몰리는 등 금융권의 영업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일부 종금사가 달러가 없어 외환결제를 하지 못하는 「외환부도」를 낼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방 종금사와 일부 서울소재 후발종금사 등 6개 종금사들이 30일 결제기간이 돌아온 외화자금 총 1억5,000만달러를 밤늦게까지 결제하지 못해 지급불능 직전까지 몰렸다. 이들은 밤 11시가 지나서야 뉴욕외환시장에서 한국계은행 뉴욕지점들로부터 하루짜리 외화콜자금(오버나이트)을 긴급지원받아 위기를 넘겼다.

A종금사 국제금융부 관계자는 『보통은 오전중, 늦어도 4∼6시까지는 당일분 결제를 마친다』며 『해당종금사들이 대부분 뉴욕환시에 대출거래처를 갖고 있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외화결제에 두 손을 든 상태였다』고 말했다. 일부 종금사들은 31일에도 간신히 외화자금을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금사들은 해외로부터 직접 차입이 어려워 대부분 국내은행들을 통해 외환을 간접 차입해 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 금융기관의 신인도가 하락, 시중은행은 물론 국책은행들마저 달러차입이 어려워지자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를 주고 달러를 매입해온 실정이다.

그런데 환율이 최근 연 3일 상한선까지 오르는 등 폭등세를 보이면서 달러를 구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져 외화유동성이 최악의 상태로 치달았다. 특히 30일에는 한국은행이 실수요 이외의 달러매입을 금지시켜 종금사들이 외화결제용 달러를 시장에서 매입하지 못해 극도의 위기에 몰렸다. 또 한은이 이날 시중은행 수탁금 4억∼5억달러를 회수, 환율방어에 나선 여파로 은행권에서도 달러를 구하지 못한 것이다. 31일 들어 환율이 다소 하락하면서 시장거래가 재개되긴 했지만 환율방어를 위한 한은의 달러수탁금회수가 지속되고 시중은행은 물론 국책은행들로부터도 달러를 구하지 못해 극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달러매입한도가 1개월뒤 자본금의 5%, 총 800만달러로 제한되게 됨에 따라 달러매입을 무작정 늘릴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진 상태다. B종금사 임원은 『환율변동이 금융기관의 외화자금차입에 이처럼 직접적인 타격을 입힌 적은 없었다』며 『은행이나 일부 선발종금은 자체 외화조달선이 있어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종금사들은 달러를 구할 길이 없다』고 대책을 호소했다.

금융전문가들은 『종금사 가운데 하나라도 외환부족으로 결제를 하지 못할 경우 일파만파의 영향을 미쳐 국내 금융권 전체의 신용도가 추락하고 말 것』이라며 『정부당국의 기민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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