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이 29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가톨릭 실업인 모임에서 이회창 신한국당총재를 지원하는 듯한 발언을 해 정가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김추기경은 특별기도를 통해 『이후보가 앞으로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이에 가톨릭대 발전후원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이총재는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 시점에서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송구스럽다』면서 『모든 지혜를 모아 경제난국을 타개하고 국민적 성원을 받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총재는 최근 김추기경과 단독으로 만나 여러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추기경의 언급에 반색한 이총재측은 30일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 김추기경의 발언내용을 소개했다. 비주류측의 용퇴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이총재진영은 모처럼 「단비」를 맞았다는 듯 희색이 만면했다.
그러나 김추기경 비서실은 『이총재에 대한 정치적 지지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며 『김추기경이 정치성을 띤 말을 할 자리가 아니었으며 일상적 수준의 언급을 한 것으로 보면 된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추기경으로서 가톨릭 신자인 이총재를 위해 「축복기도」를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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