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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고 매서운 한파/해외여행업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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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고 매서운 한파/해외여행업계 “울상”

입력
1997.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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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출장·단체여행 해약사태/예약 강행땐 환차액만큼 손해 “경영난”/환전위해 항공권 미리요구 시달리기도원화의 대달러화 환율의 급등으로 해외여행업계도 전례없는 「공황」에 휘말리고 있다.

기업의 해외연수프로그램이나 해외출장, 각종 해외여행 계획이 무더기로 취소, 또는 연기되는가 하면 예약된 여행프로그램을 강행할 경우 환율차이에 따른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등 여행업계가 극심한 경영난에 빠져들고 있다.

30일 대형 여행사들에 따르면 해외단체여행과 기업체 해외연수, 또는 해외출장 프로그램 계약이 환율이 급격히 상승한 이번 주 들어 거의 중단됐다.

기업체 해외연수프로그램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B여행사의 경우 지난주까지는 매주 평균 2∼3건정도 의뢰가 들어왔으나 이번주 들어서는 단 한건도 계약실적이 없다. 이 여행사직원은 『지난해만해도 한달평균 15∼20건의 기업체의 해외연수의뢰가 들어오다 경기불황으로 올들어 25%가량이 줄었는데 그나마 이번주 들어서는 거짓말처럼 뚝 끊어졌다』고 말했다.

연말에 해외여행일정을 잡았던 각종 모임이나 단체들도 대부분 행선지를 국내로 바꾸고 있다. 서울대 공대 졸업생모임은 매년 12월 괌, 사이판 등 해외에서 동창회를 열어왔으나 최근 올해행선지를 제주도로 바꿔 잡았다. 이 프로그램을 맡은 S여행사 관계자는 『경기불황에다 환율 급상승이 겹치면서 해외여행 기피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1∼2개월 전에 단체여행예약을 받은 여행사들은 당초 계약요금에 환차액을 추가반영하려다 거센 항의에 시달리기도 하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H여행사 패키지여행부 담당자는 『환율인상에 따른 추가비용을 요구하면 대부분이 불만을 제기, 어쩔 수 없이 달러당 9백20∼9백40원에 산정된 계약비용대로 내보내고 있다』며 『이때문에 미주여행 한팀이 20명일 경우 최소한 40여만원은 앉아서 손해를 보는 셈』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에 따라 여행사들은 환율급상승에 따른 손해폭이 특히 큰 미주여행 상품을 대폭 줄이고 11월1일 이후 상품에 대해서는 원화 환율을 달러당 9백80∼1천원으로 잡아 비용을 산정하고 있다. 또 이 경우에도 여행객들에게 반드시 요금변동 가능성을 고지하고 미리 양해를 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은행이 환전대상자를 항공권소지자로 제한하면서 각 여행사마다 항공권을 미리 요구하는 고객들의 성화에 시달리고 있다.

K여행사 직원은 『해외여행 패키지상품을 이용하는 단체여행객들에게 보통 1∼2일 전에 항공권을 주고 있으나 더 일찍 발급해 달라는 재촉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고객성화에 시달리다 못해 일정이 취소될 경우의 위험부담까지 무릅쓰고 5∼7일전에 항공권을 발급해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이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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