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PC 지급 등 18개월 준비/부정의혹 불식에 비용절감 등 효과「우리농협, 홍막동, 특 열짝, 아어…」 보통사람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경매사의 호창과 호가에 이어지는 중매인들의 손가락놀림. 그 뒤를 이어 경락을 알리는 「2만3,000원, 152번」 「3만8,000원, 212번」 등.
이같은 경매과정의 낯익은 모습들이 서울 가락동 농산물시장에서는 조만간 사라질 전망이다. 이곳에도 정보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청과, 서울청과, 중앙청과 등 농산물시장에서 경매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회사들이 노트북PC, 무선 근거리통신망(LAN) 카드 등 첨단 정보통신장비를 이용한 전자경매를 도입하고 있다.
한국청과의 경우 출하내역과 경락가를 무선 LAN카드를 장착한 소형 노트북에 입력하고 즉시 전광판에 표시하는 전자경매를 11월초부터 시작한다. 중매인들에게도 노트북 PC를 지급하고 전산교육을 실시해 손가락으로 하는 가격표시도 전산입력으로 바꿀 예정이다.
한국청과는 이를 위해 지난 1년 6개월동안 준비를 해왔다. 경매용 소프트웨어도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최신 프로그래밍언어인 C언어로 만들었다. 경매장에 어떤 장애물이 있어도 입력내용이 정확히 입력될 수 있도록 무선 LAN카드와 접속중단방지장치도 갖췄다. 경매는 한번에 보통 3∼4시간 걸리기 때문에 버티기 힘든 노트북의 배터리 문제도 해결했다.
한국청과 전산실 박병훈 과장은 『지난 5월부터 직원들을 인근 컴퓨터 전문학원에 위탁교육시키고 있다』며 『얼마전에는 모든 장비와 인원을 실제 경매과정에 투입한 시연회도 열었다』고 말했다.
서울청과, 중앙청과 등도 전자경매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적극적인 이유는 「경매과정에 의혹과 부정이 많다」는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이다. 한국청과 기획실의 김재웅 차장은 『외부에서 보내는 의혹의 눈초리를 경매사, 기록사 등 직원들이 무척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며 『전자경매로 1%의 부정 가능성도 차단하겠다』고 다짐했다.
업체들은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한다. 출하자들은 보통 2일 뒤에나 받을 수 있는 제품대금을 하루만에 받을 수 있다. 또 농산물의 유통이 빨라지고 신속하게 가격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있다. 업무간소화로 관리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어 1석5조인 셈이다.<박승용 기자>박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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