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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공세 「환전쟁」 시작/외환시장 적극개입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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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공세 「환전쟁」 시작/외환시장 적극개입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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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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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풀고 투기는 묶고 양면공격/“당국의지 확실하면 현수준 안정”외환시장이 투기적 달러매수세력과 「환투기와의 전쟁」을 선언한 당국간 대결구도로 흐르고 있다. 기업들의 「사자」일변도 정서가 팽배한 가운데 당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환율상승저지에 나섰으며 양자간 힘의 저울이 한쪽으로 기울 때마다 환율은 급등락하는 「널뛰기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28일 하오 2시26분, 29일 상오 10시2분에 일일 변동상한선을 깼던 외환시장은 30일엔 개장 8분만인 상오 9시38분 상한가(달러당 9백84원70전)에 도달, 거래가 중단됐다. 은행들이 수수료를 붙여 고객들에게 달러를 파는 현찰매도율은 이때 9백99원47원으로 고시돼 「1달러=1천원」의 막을 열기도 했다. 이후 당국의 강도높은 개입에 환율은 9백50원까지 눌렸으나 「사자」세력이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9백64원까지 재반등했다.

외환전문가들은 향후 환율공방에 대해 『장담할 수는 없지만 당분간 투기적 매수세력과 당국의 저지력간 균형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투기적 매수세력의 위력은 환율을 닷새만에 60원이상 끌어올린 데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여유달러는 내놓고 부족달러는 사들이는게 시장이나 최근 외환시장은 공급은 없고 수요만 있는, 파괴된 시장의 모습이다.

투기적 가수요는 달러의 수요처이자 공급처인 기업들의 「네고」양태에서 입증된다. 기업들은 환율이 더 오를 것이란 판단아래 수입결제(달러지급)는 최대한 앞당기고 수출결제(달러수입)는 최대한 늦추고 있다.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거주자외화예금에 예치한 뒤 달러가 필요해도 이 비축분은 꺼내 쓰지 않고 외환시장에서 신규로 조달하고 있다. 외화대출을 받은 기업체들도 환차손을 우려, 가격불문하고 달러사들이기에 나서고 있다. 물론 기업들은 『환율상승기에 달러를 비축해 놓은 것은 정상적 포트폴리오이며 이는 환투기가 아니라 선취매』라고 주장한다.

당국은 지금까지 환율상승을 용인하는 분위기였다. 원화절하율(12.3%)이 아직 동남아에 비해 낮은데다 무리한 상승저지가 투기수요를 부추길 수도 있고 무엇보다 실탄(외환보유고)이 넉넉지 않기 때문이다. 당국은 그러나 환율이 1천원대를 위협하자 시장 전체가 붕괴할 수도 있다고 판단, 시장 및 시장외적 수단을 총동원해 환투기에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시장적 수단은 개입, 즉 외환보유고를 통한 달러공급이다. 한 당국자는 『투기적 매수세력은 당국의 개입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며 『외환보유고말고도 은행들에 빌려준 수탁자금이 3백억달러나 있다』고 말해 필요시 외환보유고 확충을 위해 수탁자금회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 딜러는 이날 『당국이 4억달러의 수탁자금을 회수, 방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외적 수단은 소지·예치목적의 투기적 달러매입을 금지하고 실수요도 지급일 5일전 이내에만 확인후 매입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기업들은 투기적 선취매가 불가능해 신규 가수요는 저지되지만 기존 가수요, 즉 기업들이 비축해둔 달러를 시장으로 유도하기는 어렵다. 당국은 이와 관련, 대기업들에 대한 「창구지도」로 비축달러방출을 촉구하는 한편 투기적 매입시 세무조사 등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실제로 이날 외환시장엔 거래중단 1시간반 후 대기업들이 「갑자기」 대규모의 달러를 쏟아냈는데 한 외환딜러는 『정황상 당국의 강력한 종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환율은 투기적 매수세력과 당국간 힘의 우열에 달려 있다. 그러나 금융계는 합리적 판단이라면 정점이 달러당 1천원선(9백80∼1천20원)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임원은 『이미 환율이 너무 올라 있으며 기업들도 계속 달러를 매입·비축할 것인지, 아니면 이쯤에서 방출하는 것이 나은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의 일관된 환율안정의지만 뒷받침된다면 대체로 이 정도에서 안정을 찾을 것이란 분석이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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