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칙지급에 타당서 소송/반환 판결땐 연정도 타격【베를린=연합】 독일 연정의 자민당(FDP)이 실무자의 실수로 당재정 파산에 직면했으며 기민당(CDU) 헬무트 콜 총리의 5차연임 계획까지 타격을 받게 됐다.
FDP는 지난해 선거가 끝난 뒤 국고보조금 신청서를 법정시한내에 내지 않았으나 CDU 소속인 로타 지스무트 하원의장의 도움으로 1,200만마르크(60억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FDP의 헤르만 오토 졸름스 재정국장은 깜빡 잊고 신청서를 제때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스무트 의장은 연정 막내인 FDP가 사소한 실수로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되자 적법절차를 무시하고 FDP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지시했다.
문제는 최근 수년사이 여러 군소정당들이 똑같은 실수로 보조금을 받지 못했다는 것. 극우 공화당은 94년 총선후 280만마르크의 보조금을 행정실수로 받지 못했으며 구동독 공산당(사회주의통일당·SED) 후신인 민사당(PDS), 노년층 정당인 「회색당」, 덴마크계 소수민족정당 등도 비슷한 실수로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이들 정당은 FDP에 대한 특별대우가 알려지자 쾰른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는데 전문가들은 FDP가 패소, 보조금을 정부에 반환해야 할 것으로 단정하고 있다. 이럴 경우 현재 600만마르크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진 FDP는 파산상태에 빠지고 내년 총선 준비에도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FDP가 의회에 진출하지 못하면 콜 총리는 연정파트너를 상실, 녹색당과 연대가 예상되는 사민당(SPD)에 정권을 넘겨줘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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