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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외국 금융전문가들이 보는 한국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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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외국 금융전문가들이 보는 한국금융시장

입력
1997.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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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속 빛줄기도 있다”「외국인들은 한국시장을 떠나는 것인가」 금융시장이 극도의 혼란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이 주식을 투매하고 자금을 거둬들여 이들의 동향이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한국 금융상황에 대해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주한미상공회의소 회장인 마이클 브라운 미 퍼스트내쇼날시카고은행 한국지점장과 주한 프랑스상공회의소 회장인 알랭 페니코 파리국립은행 한국지점 본부장을 29일 각각 만나 외국인투자자들이 보는 한국시장에 대해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주한 미 상공회의소 마이클 브라운 회장/환율상승 증시불안정 당분간 지속 불가피/시장개입땐 역효과 우려

『한국경제의 현상황을 위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마이클 브라운 한국지점장은 성장률 물가 실업률 등 경제의 기본여건에서 볼때 한국경제는 여전히 건실하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은행이 지난해말 한국내 자금운용한도를 30%정도 오히려 늘린 것도 이같은 시각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브라운 지점장은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으로부터 완전히 등을 돌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외국인투자자들의 동향은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며 자본유출도 우려할만한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여건상 당분간 환율의 상승이나 증시불안은 불가피할 것으로 브라운 지점장은 예상했다. 그는 또 정부의 부양책이나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에도 불구하고 금융상황이 단기적으로 회복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의 금융시장은 이같은 충격을 이겨낼 만한 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는 『87년 주가폭락시 일어났던 투자자들의 항의 시위같은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것도 한국경제의 성숙도를 나타내주는 하나의 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 지점장은 정부가 금융시장에 과다하게 개입하는데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부가 시장안정성을 유지하는 수준 이상으로 과도하게 개입하면 외국인들은 오히려 한국경제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관투자가들에 대한 특별융자같은 「특단의 조치」보다는 채권시장을 조기개방하고 외국인투자한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등 장기적인 체질강화노력을 기울이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브라운 지점장은 또 한국기업들의 금융기관 단기차입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무리한 투자 및 사업영역확대 등은 시급히 개선돼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김준형 기자>

◎주한 불 상공회의소 알랭 페니코 회장/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순매도 행진 부추겨 체질개선만이 해결책

『한국 금융시장이 정부의 단기처방적인 금융안정대책으로 다소간 숨 돌릴 여지는 찾을 수 있겠지만 효과가 오래 지속될지는 의심스럽다. 경제전반의 문제점을 일시적 부양책으로 대처하는 근시안적인 접근보다는 장기적으로 금융구조와 기업의 체질 개선방안쪽으로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알랭 페니코 본부장은 이날 발표된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대해 이같이 논평하면서 정부―금융―기업들이 장기적인 차원의 「자기개조(Self―Transformation)」를 통한 체질개선만이 현재의 「준 금융공황」의 탈출구라고 강조했다.

페니코 본부장은 『최근 한국의 주가폭락과 환율급등 문제에 따른 실물경제의 동반추락은 대통령선거를 앞둔 한국 정치상황의 불확실성과 더불어 외환위기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속에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행진이 계속되고있다』며 『그러나 이같은 단기현상만을 보고 한국증시는 물론 한국경제 전반에 대한 투자전망을 단정짓기는 성급하다』고 말했다.

페니코 본부장은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가는 이유에 대해 『말레이시아 등의 경제적 급성장으로 외국투자자들의 관심이 동남아시아쪽으로 선회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으나 『이들 국가 역시 빠른 성장속도만큼 「투자거품」도 존재하고 최근에는 부동산 가격 급락현상과 환율 및 증시붕괴로 거품의 실체가 드러나고있다』고 지적했다.

페니코 본부장은 『한국은 지난해 세계경제협력기구(OECD)의 정식회원으로 가입한후 경제 각 분야에 대한 선진경제체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고 그동안 정부의 보호막에 가려있던 한국의 경제구조가 점차 「개방화 시대」의 변화를 맞고 있다』며 『현재 한국경제가 맞고있는 침체의 터널 역시 이같은 변화의 격랑속에서 통과하는 의례적인 자기개혁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단기적으로는 상황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미래를 낙관한다는게 페니코본부장의 진단이다.<장학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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