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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천 시집 ‘5679는 나를 불안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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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천 시집 ‘5679는 나를 불안케 한다’

입력
1997.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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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불안­너그러운 삶의 노래「지구가 끌어당기는 힘에 의해/ 내가 이 땅에서 나의 무게를 갖듯/ 우리는 서로의 몫을 끌어당기며/ 서로의 무게를 확인한다/…/ 나는, 내 삶에 걸리는 너의 무게가/ 그 무게가 더 즐겁다/ 무겁게, 더 무겁게/ 네 무게를 내 삶에 담으마」(「즐거운 무게」중에서).

박상천 시인(42·한양대 교수)이 세번째 시집 「5679는 나를 불안케 한다」(문학아카데미 발행)를 냈다. 두번째 시집 「말없이 보낸 겨울 하루」 이후 꼭 10년만이다. 그의 이번 시집은 제목과는 달리 전혀 불안하지 않다. 즐겁다. 그는 즐겁고도 편안한 어조로 너그러운 삶의 시선을 드러낸다.

「맞는다는 것은 사이즈가 같음을 말하는게 아닌가 봅니다/ 어제까지 신었던 신발은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어요/ 맞는다는 것은 어쩌면/ 조금 헐거워지는 것인지 모릅니다/…/ 이제 나도 헐거워지고 싶어요/ 헌 신발처럼 낡음의 평화를 갖고 싶어요」(「헐거워짐에 대하여」중에서). 시집에는 이렇게 욕심을 버리고 사람살이를 돌아보는 40대 시인의 원숙함이 배어 있다. 「개미 한 마리 언덕을 기어오른다/ 황소 한 마리 언덕을 기어오른다/ 그들은 아무런 차이가 없다/ 언덕은 그들을 차별하지 않으므로」(「관계 6」 전문).<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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