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등 5개 조건 보장땐 2002년 총선후 가입유럽단일통화(유러) 추진상황을 신중히 관망해왔던 영국이 마침내 99년 1월 출범하는 유럽경제통화동맹(EMU)의 1차 회원국으로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27일 확정 발표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재무장관은 이날 하원연설에서 2002년 5월로 예정된 다음 총선이 실시되기 전에는 유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영국이 유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유러참여가 고용, 경제성장 등 5개 조건을 보장해야한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브라운 장관은 『유러의 성공은 유럽 뿐 아니라 영국에도 유익하다』며 『영국은 총선 이후 새 의회에서 가능한 한 빨리 유러에 가입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한다』고 강조, 영국이 유러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유러에 참여는 하겠지만 좀 더 관망하겠다」는 영국의 이같은 입장은 그동안 충분히 예견됐던 것이다. 영국은 유럽이나 자국의 시장여건이 아직은 유러출범에 따른 각국의 환율조정여파와 경기침체를 감당할 만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평가해왔다. 이에따라 영국은 노동당 정부의 5월 집권 이래 그동안 다음과 같은 5가지 입장을 두고 장고를 거듭해왔다.
첫째, 99년 출범과 함께 유러에 참여한다. 둘째, 1차 회원국으로는 참여하지 않되 환경이 허락하는 시일 내에 가급적 조속히 참여한다. 셋째, 분명한 입장을 확정하지 않고 계속 관망한다. 넷째, 최소한 이번 의회에는 가입하지 않기로 한다. 다섯째, 유러에 가입하지 않는다. 첫째와 다섯째 입장은 일찍부터 배제됐다. 따라서 이번에 발표된 영국의 입장은 둘째, 셋째, 넷째 입장이 절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절충의 핵심은 유러 참여의 여지는 충분히 남겨두되, 99년 출범을 전후한 시장준비상황을 좀더 관망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영국의 결정이 유러출범 일정에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99년 1차 유러 참여국은 예상대로 유러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던 독일을 비롯, 프랑스 벨기에 핀란드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등 8개국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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