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시민단체결성 반대투쟁『주권국가 국민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자』
전북 군산시 미 공군기지 활주로 사용료 인상에 반대하는 군산시민들이 NGO를 결성, 반대투쟁에 나서고 있다.
현재 군산에는 민간 비행장이 없어 서울―군산, 군산―제주를 오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국내 민항기들이 미 공군기지의 활주로를 이용하고 있다.
민항기들은 이착륙할 때마다 대당 60달러의 활주로 사용료를 미군측에 지불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군측이 이 활주로 사용료를 4배 인상해줄 것을 우리 정부에 요구해온 것.
이같은 사실을 알게된 군산시민들이 『우리 땅을 우리가 사용하는데 무슨 사용료냐』며 이달초 「군산 미군기지 활주로 사용료 인상철회를 위한 시민모임」(상임위원장 문정현 신부)을 결성하고 반대투쟁에 나섰다.
처음에는 정의구현사제단, YMCA군산지부 등 기존 단체를 중심으로 문제제기가 이뤄졌으나 시민들의 호응이 커지자 독자적인 시민단체를 결성하게 된 것이다.
군산의 각계 인사 200여명으로 구성된 시민모임은 매주 금요일 정오에 미군기지 앞에 모여 「활주로 사용료 인상철회 요구 집회」를 갖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군산시청 앞에서부터 미군부대 앞까지 거리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까지만해도 군산시민들 중에는 미군기지가 미국땅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아무 소리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시민들의 의식도 많이 성장했습니다』 문신부는 『일본이나 필리핀에 주둔하는 미군은 막대한 기지 임대료를 내고 있는데 주한미군은 50년 가까이 무상으로 우리땅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이같은 부당함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군산시민들은 『미군측이 수십년간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는 군산의 땅이 200만평이나 되는데 우리 민항기가 일주일에 고작 몇번 활주로를 쓴다고 사용료를 받는 것은 말도 안되며 더욱이 이마저 인상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민모임은 11월8일에는 시청사거리에서 미군기지까지 자전거타기 대회를 개최하는 등 미군측에 압력을 가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장기적으로는 미군기지에서 유출되는 오·폐수 등의 문제도 제기해 나갈 생각이다.<남경욱 기자>남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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