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투자자 철수가속화 조짐/“뉴욕 더 하락” 예상에 불안감 확산/개미군단 따라팔기땐 기반 붕괴증시가 대책없는 공황상황으로 급속하게 빨려 들고 있다.
기아사태, 미국달러 대비 원화환율 급등 등의 내환이 겹쳐 있는 와중에 홍콩과 미국 뉴욕증시를 필두로 전세계 증시가 동반폭락하는 외환이 국내증시를 엄습하면서 바닥을 알 수 없는 폭락장세가 계속돼 증시붕괴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8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5.19포인트가 폭락하면서 심리적인 마지노선인 500선까지 붕괴됐다. 이는 주가가 연일 폭락하고 있는 터에 세계증시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뉴욕증시가 87년 「블랙 먼데이」를 능가하는 낙폭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이제는 끝장』이라는 허탈감과 초조감이 급속하게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내증시의 동반폭락은 『이제부터가 시작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대세를 이뤄 뉴욕처럼 정부가 주식시장을 임시휴장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뉴욕증시의 폭락은 주가의 거품을 제거하기 위한 「시도」로 당분간 계속될 공산이 크고, 이에따라 외국인의 동향에 극도로 민감한 국내 증시는 힘을 잃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외국인 투자자금의 절반(주식 시가총액 기준)을 점하는 미국계 투자자들은 뉴욕증시 폭락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장세가 불투명한 한국증시의 투자자금을 빼내 전망이 비교적 밝은 남미와 동유럽 등으로 빠져나가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여 증시 마비에 대한 우려감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미국계투자자들의 심상치 않은 징후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미국의 유명헤지펀드인 타이거펀드의 역외펀드로 알려진 「TEI펀드」가 손실을 막기 위해 LG화재 주식 22만3천주를 전량 매도한 것을 필두로 미국의 유명 투자기관인 모건 스탠리, 영국의 냇웨스트 등도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은 군소 외국투자기관들에게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 외국인들의 집단탈출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 외국인들은 국내기관이나 개인투자자들과는 달리 투자패턴이 장기적이기 때문에 한번 시작된 매도세는 쉽게 수그러들기 어려워 국내증시는 시간이 지날수록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들의 탈출은 국내투자자들의 「투자마인드」까지 결정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하다.
외국인들이 손을 떼면서 국내 증시에서 7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까지 덩달아 「하한가 투매」에 나서기 시작해 증시폭락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을 완전상실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27일 3백65억원의 주식 순매수액을 기록했으나 28일에는 순매수액이 52억원으로 급감, 「외국인 따라팔기」가 재현되고 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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