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가 “우려하던 사태 왔다”… 정부선 “경제 건실” 논평뉴욕 증시가 27일 10년전 「블랙 먼데이」를 재현하며 폭락하자 증시관계자 및 투자자들은 『우려하던 사태가 발생했다』고 아연실색하며 사태추이를 파악하느라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하오 3시반 다우존스 지수 하락폭이 1차 거래중단 기준인 350포인트에 달했다가 30분뒤 재개장후 다시 2차 중단기준인 550포인트를 향해 급속히 확대되자 투매현상이 가속화하는 등 뉴욕증시는 공황전야를 방불케했다.
거래중단후 백악관과 재무부가 『미국경제는 건실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잇달아 내며 투자자들의 냉정한 대응을 당부했으나 주요투자회사들은 『당분간 회복이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하며 대책마련에 부심했다.
한 투자회사의 수석매매인은 『핼러윈(10월31일·귀신을 막기 위한 의식에서 비롯된 기념일)이 너무 빨리 왔다』고 충격을 표시했다. CNN 등 주요언론들도 63년 존 케네디 대통령 암살이래 처음으로 증권거래중단사태를 낳은 뉴욕증시폭락을 일제히 톱뉴스로 다루며 월 스트리트와 미 행정부의 긴박한 분위기를 전하느라 분주했다.
뉴욕에 파견돼 있는 한국의 경제관련기관들도 폭락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폭락직후 원인분석과 함께 『미국경제의 건실성에 비추어 지속적으로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즉시 서울에 보냈다. 학자 등 경제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폭락이 미국내부의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니고 미국경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생각처럼 심각한 것은 아니라며 비교적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아시아와 거래가 많은 인텔사 등 정보관련산업과 교통·운수업종의 주식이 일제히 폭락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뉴욕=윤석민 특파원>뉴욕=윤석민>
◎다우지수 주요 낙폭일지
세계 최대의 금융시장인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다우존스 공업 평균지수는 1896년 5월 26일 당시 경제학자 찰스 다우와 출판인 에드워드 존스에 의해 창설됐다.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12개사 주식이 상장, 거래돼 첫날의 지수는 40.94에 불과했다. 1906년에 지수 100을 돌파한 다우존스지수는 이후 숱한 우여곡절끝에 76년만인 72년 11월 14일 처음으로 지수 1,000을 기록했다.
이어 87년 1월8일 2,000을, 91년 4월17일 3,000을, 95년 2월23일 4,000선, 11월20일 5,000을 차례로 넘었다.
또 96년 10월14일 6,000을, 97년 2월13일 7,000을, 8월6일 사상최고치인 8,259.31을 각각 기록했다. 현재 뉴욕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30개 블루칩(우량주) 주식의 평균인 다우 지수는 10월들어 아시아 증시파동이 일면서 그 영향으로 하락을 거듭하다 27일에는 결국 다우 사상 최대인 554.26포인트가 빠졌다.
이같은 낙폭은 최대이지만 하락률은 7.2%로 나타나 87년 10월19일의 「블랙 먼데이」에 비해서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다우존스지수의 주요 낙폭 기록이다.
▲87.10.19, 508포인트(22.61%)
▲29.10.28, 38.33포인트(12.82%)
▲29.10.29, 30.57포인트(11.73%)
▲29.11.6, 25.55포인트(9.92%)
▲1899.12.18, 5.57포인트(8.72%)
▲32.8.12, 5.79포인트(8.40%)
▲1907.3.14, 6.89포인트(8.29%)
▲87.10.26, 156.83포인트(8.04%)
▲33.7.21, 7.55포인트(7.84%)
▲37.10.18, 10.57포인트(7.75%)
▲97.10.27, 554포인트(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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