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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반도체·유화 “공급과잉”/산업연 ‘주요산업 설비현황’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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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반도체·유화 “공급과잉”/산업연 ‘주요산업 설비현황’보고서

입력
1997.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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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코일은 수요가 앞서” 정부입장과 반대/“자동차 수급불균형상태는 아니다” 진단산업연구원(KIET)은 28일 철강과 반도체 석유화학업종이 공급과잉상태라고 진단했다. KIET는 특히 철강업계의 활발한 신증설로 냉연강판을 중심으로 한 철강 2차제품의 수급불균형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했다. 관변연구기관인 KIET는 그러나 이처럼 철강 2차제품의 공급과잉과 함께 소재인 핫코일의 공급은 수요를 따르지 못할 것으로 전망, 수급을 이유로 현대의 제철업진출을 반대하는 정부와 다른 입장을 보였다.

KIET는 이날 철강 반도체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 등 5대 주요장치산업의 수급동향과 과잉설비여부를 진단한 「주요 산업별 과잉설비 점검」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KIET는 특히 냉연강판의 공급능력이 수요를 크게 앞질러 철강업종이 가장 큰 수급불균형업종으로 지목했다. 96년말 804만톤이었던 냉연강판의 공급능력은 2000년 1,500만톤으로 늘어나지만 내수는 공급능력의 절반에도 못미친다는 것이다.

또한 특수강이나 철근 형강 강관 등 다른 철강제품도 업체들의 과잉투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KIET는 그러나 냉연과 강관 등의 소재인 핫코일은 상대적으로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제품의 경우 제품별로 과부족상태가 크게 왜곡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그동안 「핫코일의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현대제철을 불허한다」는 정부의 입장과 다소 어긋나는 것으로 현대는 이날 핫코일 등 철강소재를 연간 600만톤 생산하는 고로제철사업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KIET는 또 반도체의 경우 64메가D램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16메가D램에 이어 이 분야에서도 또다시 공급과잉이 초래될 전망이며 공급과잉 시기는 내년 1·4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화학제품도 주요 수출대상국인 중국 대만 인도등지에서 석유화학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나서는데다 내수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 공급과잉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특히 합성수지중 TPA PP등 수출비중이 높은 업종의 공급과잉을 우려했다.

KIET는 그러나 최근 심각한 구조조정 논쟁에 휩싸인 자동차에 대해서는 수급불균형상태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더구나 기아자동차문제와 관련해서는 수급불균형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기아의 경영문제라고 단정해 눈길을 끌었다.

KIET는 적정 공급과 가동상태를 보이고 있는 업종이라 하더라도 대부분 국내외적으로 치열한 경쟁상태에 있어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을 중심으로 심각한 경영손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KIET는 장기적으로 생산구조의 고도화와 수급균형을 위한 업계의 협력방안 및 부실 또는 한계기업에 대한 사전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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