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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파일’의 운명/홍선근 국제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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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파일’의 운명/홍선근 국제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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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이인제 파일」이 있는지 확실한 물증은 아직 없다. 그러나 구체적 내용이 일부 떠돌아 다니는 걸 보면 파일의 존재가 완전히 낭설은 아닌 듯하다. 있다면 과연 그 파일은 공개될 것인가. 최근 추세는 이 파일이 이번 선거에서 햇빛을 보지 않고 지나갈 공산이 큼을 말해준다. 정치인 파일의 운명은 정치인을 닮아 정치적이다. 파일의 공개가능성은 이 전지사의 지지율상승과 반비례하는데 그의 지지율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어느 정치인에게나 파일은 있을 수 있다. 다만 야당인사 파일만이 공개돼 해당인사의 지지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게 일반적이었다. 여당의 테두리안에 있으면 개인신상을 담은 파일의 공개를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여당 프리미엄이다. 그러나 일단 여당의 보호막을 박차고 나갈 땐 이 프리미엄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축적된 파일은 이탈자의 행동을 제약하기 위한 비상카드로 활용된다.

이 전지사의 경우에도 경선에 불복, 신한국당을 탈당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때 이러한 파일이 카드로서 준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목줄을 죌 수 있는 이러한 파일의 위력을 믿고 신한국당은 그의 탈당이 불가능하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얘기돼왔다. 정작 칼자루를 쥔 청와대는 결정적인 순간에 이 비상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청와대로선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회복에 회의적이어서 만약의 경우에 대비, 이인제 대안론의 불씨를 완전히 끄지는 않은 것이라는 분석이 당시 정치권에 돌았다. 이회창 후보쪽에서는 이때부터 청와대가 양다리를 걸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최근 여론조사는 갈수록 이인제 전지사가 2위를 굳혔을 뿐만 아니라 1위와의 격차도 줄이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회창 후보가 2위이고 이 전지사가 3위일 경우라면 이 전지사의 표를 여권표로 통합하기 위해 이인제 파일은 공개의 운명을 맞게돼 유권자들은 파일내용이 무언지 궁금증을 풀었을 것이다. 2위의 지지율은 파일의 운명을 바꿔놓고 있다. 이 전지사가 여권의 묵시적 대안으로서 여권 프리미엄을 되찾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마저 파일이 있음을 감안하면 이인제 파일은 존재하는게 분명하다. 다만 지지율 역학이 공개여부를 결정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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