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프라스틱기술력,노사 회생의지에 국내외 거래처 적극협조·다섯달만에 가동률 100%/식기업체 서연아트감원,본사처분 감량경영에 유통개선,디자인개발 박차·3년새 부채청산 정상화기업들의 부도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도 부도후 오뚝이처럼 재기에 성공한 기업들이 적지않아 부도기업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경기불황과 금융시장 경색, 무리한 시설투자 등으로 부도를 냈던 이들 기업은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철저한 품질관리, 거래처와의 신뢰 등을 바탕으로 어렵사리 회생의 길로 나가고 있다.
올 5월28일 부도난 건축자재생산업체인 평화프라스틱(대표 이종호)은 정부기관 및 거래처의 지원, 생존의 터전을 지키려는 근로자들의 의지를 바탕으로 재기에 나섰다.
평화프라스틱은 수요처인 건설업체들의 연쇄부도 등으로 인해 위기를 맞긴 했지만 부도 당시 이미 700만달러의 수출물량을 확보하고 있었고 380여건의 산업지적재산권을 보유한 유망 중소기업. 이같은 기술력을 인정한 중소기업청은 은행 및 수원지법에 회생협조요청을 했고 그 결과 7월1일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졌다.
이후 평화프라스틱의 기술력과 경영자의 회생의지를 인정한 LG화학은 생산라인이 정상가동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원료공급을 약속했고, 대우건설을 비롯한 건설사들도 물품대금을 현금이나 단기어음으로 결제해주었다. 전국 270여개의 판매대리점에서도 제품의 선수금을 송금해주는 등 적극 협조했다.
일본 도쿄물산 등 외국의 거래업체들도 그간의 거래신뢰를 감안해 5년치의 물량(4억달러)을 계약해주었고 필리핀의 플라스틱시티사도 200만달러어치의 금형을 발주해주었다.
게다가 부도직후 40%에도 못미치는 가동률에도 불구하고 생산직 종업원은 단한명도 이탈하지 않았고 임금과 근로시간을 사장에게 일임하는 등 회사정상화에 적극 협조해 10월 현재 100%의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화인센스」브랜드로 수저와 젓가락 등을 전문 생산하고 있는 서연아트(대표 최금덕)는 94년 6월 부도를 내고도 디자인 개발과 경영혁신에 힘써 3년만에 정상화를 이뤄냈다. 이 회사는 부도액 약 20억원 가운데 19억원 정도를 갚았으며 연말까지 나머지 부채도 완전 청산할 계획이다.
3년전 식기시장 침체와 대규모 매장건립에 따른 자금난으로 부도를 낸 서연아트는 평소 신용을 두텁게 쌓은 덕분에 채권자들로부터 채무를 3년간 연장받았다. 이후 서울 양재동 본사를 처분하고 80여명 직원을 20명으로 줄이는 등 감량경영에 들어갔다.
단돈 몇백만원도 아쉬운 때였지만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제품 및 포장디자인을 개선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96년엔 굿디자인(GD)마크를 획득했고 올해는 「GD전」에서 은수저 디자인으로 중소기업청장상을 받았다. 포장을 융단소재에서 종이 박스로 바꿔 원가를 30%이상 절감하고 까르푸 등 대형할인점에 진출한 것도 매출 및 이익구조 개선에 도움을 주었다.
또 기업이미지통합(CI)을 통해 회사이름도 부도전 선일에서 서연아트로 바꿨으며 로고도 새롭게 만들었다. 새로운 디자인으로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 것은 95년초. 직원들도 이를 악물고 뛰어 몇몇 백화점 식기매장에서는 「화인센스」브랜드가 판매 1위를 놓치지 않을 정도가 됐다. 서연아트는 올해 수출 80만달러를 포함, 총 45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최사장은 『거래처와의 신뢰, 품질과 디자인에 대한 투자가 회생의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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