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경제 총사령관」에 정치신인인 코싯 판핌랏(54) 방콕은행장이 기용됐다. 차왈릿 용차이윳 총리는 24일 총 48명의 각료중 20명의 개각을 단행하면서 그를 재무장관으로 임명했다. 2차대전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로 인해 사임 압력을 받아 온 차왈릿 총리가 코싯 재무장관을 위기 탈출의 「히든 카드」로 내놓은 것이다. 차왈릿 총리가 「새로운 피」로 개각한 4명의 경제각료중 백미가 바로 코싯 재무장관이라고 현지 언론은 평가했다. 타농 비다야 전재무장관은 19일 차왈릿 총리가 정부 세입을 늘리기 위해 부과했던 석유세 인상안을 3일만에 철회한 데 항의, 사임했다.코싯 신임재무장관은 미 메릴랜드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은 경제통으로 79년이래 정부의 경제 정책에 자문역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경제정책에 대한 견해는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시장 분석가들은 『코싯 재무장관이 태국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펼 것인가에 대해 전혀 알 수 없다』고 불안해 하고 있다.
하지만 코싯 장관에게 한가지 분명한게 있다. 그가 재무장관직을 맡았지만 결코 「정치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수차례 장관직을 거부해 왔던 그는 정치적 간섭을 완전히 배제하는 조건으로 장관직을 수락했기 때문이다. 정치적 간섭을 배제하지 않고서는 현재의 태국 경제위기를 탈출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이다. 그는 또 재무 구조개혁문제도 전적으로 자신이 맡는다는 것을 차왈릿 총리에게 요구, 다짐을 받았다.
7월 바트화 폭락사태에서 촉발된 태국의 경제위기는 현재 미달러화에 대한 바트화 가치가 50%나 하락하고, 금융기관의 절반이상이 악성 여신부담으로 문을 닫고 실직자가 10만명에 달할 정도로 극한 상태다. 더욱이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가 최근 태국의 취약한 정치지도력을 지적하면서 국가 신인도가 하향 조정됐다. 열심히 일하면서도 과묵한 것으로 평판난 코싯 장관이 2차대전이후 최악의 위기에 처한 태국경제를 소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권대익 기자>권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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