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PD 김영환씨 25년간 전국각지 답사/‘당산제’‘갯제’‘영등굿’ 등 100여종 홈페이지 띄워인터넷과 전통무속. 결코 조화될 수 없을 것같은 두가지가 한데 어우러져 사이버 굿판을 신명나게 펼친다. 25년간 사비를 들여 한국민속문화 자료수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김영환(43)씨는 인터넷에 전국 각지의 굿을 디지털 영상으로 소개하는 「사이버 굿」홈페이지(www.savin.net/kut)를 11월초 개설한다.
전체 소장 자료 2,000여종 가운데 우선 사진 100여종을 골라 홈페이지를 꾸밀 예정이다. KBS 라디오본부 PD인 김씨는 11월 중순 동영상 자료를 추가해서 전세계 네티즌을 위한 영문 서비스도 시작할 계획이다. 김씨의 민속자료는 11월 27일까지 열리는 광주비엔날레에서 「하늘 가는길」이란 주제로 전시되고 있다.
김씨는 대학1학년 때부터 민속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연극에 심취하면서 한국문화의 원형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민초들의 인생 축소판인 굿의 매력에 흠뻑 빠져 용돈을 털어가며 전국의 문화현장 답사에 나섰다.
79년 첫직장인 동아방송에 입사한 뒤에는 주말마다 흑백카메라와 8㎜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농어촌 벽지와 외딴 도서지방을 돌아 다녔다. 86년 여름에는 인접국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티벳 몽골 인도 네팔 등을 찾아가 자료를 수집했다.
김씨가 지금까지 수집한 굿의 종류는 마을제사인 「당산제」, 바닷가 풍어제인 「갯제」, 제주도 해녀의 풍어의례인 「영등굿」 등 무려 1,000종. 이밖에 밀양백중놀이 등 민속놀이 100여종, 살풀이의 원형인 「지전춤」 등 민속춤 100여종, 민간신앙물 500여종 등 다양한 민속자료도 수집했다. 김씨의 자료 중에는 경북 안동 임하댐의 건설로 더이상 원형 보존이 불가능한 안동 마령동의 「별신굿」 등 사료 가치가 높은 것도 많다.
김씨는 앞으로 우리나라 민속문화에 직·간접 영향을 끼친 몽골 시베리아 등 50여개국의 자료를 추가로 확보한 후 한국민속관련 전문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내년 5월께 우리 민속문화의 소중함을 청소년들에게 일깨워 주기 위한 행위예술(퍼포먼스) 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홍덕기 기자>홍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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