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에서의 7년’ 관객 썰렁/무겁고 느린 전개 눈길 못끌어할리우드 최고의 청춘스타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티베트에서의 7년」이 배급사인 트라이스타를 울적하게 하고 있다. 비평가들의 반응도 「썰렁」한데다 흥행도 신통치 못하기 때문이다.
피트가 주연한 영화는 대개 개봉 첫주에 흥행 1위를 차지하곤 했다. 그런데 「티베트…」는 동시에 개봉된 모건 프리먼 주연의 심리스릴러물 「키스 더 걸스」에 밀려 2위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주에는 아예 4위로 내려앉았다.
비평가들은 이러한 흥행부진을 2시간이 넘는 장황한 서술기법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포로수용소를 탈출해 티베트에서 7년간 살면서 영적으로 재생한 오스트리아 산악인의 이야기가 피트의 주고객인 10대에게는 너무 무겁다는 점을 약점으로 들고 있다. 이 작품의 실패로 피트는 해리슨 포드와 공연한 「데블스 오운」에 이어 내리 두번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게 됐다.
「불을 찾아서」 「베어」 「연인」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장 자크 아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티베트…」는 2차대전때 히말라야 등반에 나섰다가 인도에서 영국군에 체포된 뒤 탈출, 7년간 어린 달라이 라마를 지도한 하인리히 하러(85)의 실화를 소재로 했다. 그런데 얼마전 독일 대중잡지 슈테른이 하러가 나치 친위대원이었다고 폭로하는 바람에 아노 감독은 뒤늦게 대사 일부를 수정해야 했다.
이 작품의 맹점은 스토리가 약한데다 전개가 너무 느려 힘이 없다는 것. 정열과 깊이도 약하다. 아노 감독은 「아라비아의 로렌스」나 「닥터 지바고」처럼 내실과 외형 면에서 장엄하고도 정열 가득한 대형서사극을 의도했으나 길고도 무덤덤한 태작이 되고 말았다. 더구나 액센트가 심한 브래드 피트도 하러 역으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을 듣고 있다.<박흥진 미주본사 칼럼니스트 편집위원>박흥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