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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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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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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을 헌신적으로 응원하고 있는 「붉은 악마」가 화제다. 좋은 이름 다 놓아두고 왜 악마냐, 바꾸자는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이젠 애칭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붉은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비는 동안 붉은 악마들은 관중석을 휘어잡아 한국축구하면 붉은 옷이 생각나게끔 됐다. ◆악마란 한자 「마」의 발음은 산스크리트어의 「마라」(Mara)에 그 바탕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악마는 주로 중국사상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신이 양지의 존재라면 악마는 일반적으로 귀신과 상관지어 생각되는 음지의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영어로는 악마를 「데블」(Devil)이라고 한다. 그리스어 「디아보로스」(Diabolos)에서 파생한 말이다. 그리스어에선 고발자 중상자란 뜻을 지니고 있으나 시대를 내려오면서 뜻이 변해 정신을 혼란시키는 방해자, 즉 악령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좋은 일엔 흔히 마가 낀다는 뜻을 담고 있는 「호사다마」란 말도 좋은 일을 방해하는 악령이란 뜻으로 마가 사용됐음을 살필 수 있다. 일이 잘된다고 방심하거나 오만해지면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우리는 주위에서 너무 많이 보아왔다. ◆대통령선거란 커다란 축제를 앞두고 정계가 폭로에 맞폭로 등으로 어수선하기만 하다. 때문에 국민들의 수심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한국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이같은 마를 제어할 수 있는 마법이라도 있다면 동원하고 싶은 것이 국민들의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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