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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면 뇌졸중 ‘조심’/긴급환자 후송중 응급조치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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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면 뇌졸중 ‘조심’/긴급환자 후송중 응급조치 중요

입력
1997.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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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는 옆으로,목은 약간 젖혀두어야/CT·MRI로 출혈·경색 여부 확인후/뇌혈관조영술로 부위·정도 정밀진단인체의 총사령탑인 뇌는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부위에 따라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또 인체의 다른 장기와 달리 뇌이식 수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뇌사는 생사의 지표가 된다.

■뇌졸중이란=뇌 기능이 원활하려면 충분한 혈액과 산소 공급이 필수적이다. 평소 건강한 사람도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지면(뇌출혈) 갑작스런 마비증상이나 언어장애를 일으킨다. 심하면 생명을 잃는다. 이렇듯 뇌혈관의 이상 때문에 갑자기 졸도하는 것을 뇌졸중(Apoplexy)이라고 한다. Apoplexy에는 「뒤통수를 강타 당한 상태」라는 뜻이 함축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뇌졸중을 중풍이라고 불렀다. 풍은 「바람·흔들림」, 즉 마비증상을 의미하고, 중은 「당하다·맞이하다」라는 뜻이다. 이 때문에 중풍에 걸린 사람을 흔히 「저 어른 바람 맞았다」라고 표현한다. 이 때의 바람에는 「찬바람」이라는 뜻이 포함돼 있다. 찬바람을 맞으면 중풍에 잘 걸린다는 조상들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표현인 것이다.

가을에서 겨울로,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환절기와 추운 겨울에는 찬바람이 많이 분다. 특히 고령자나 고혈압 심장병이 있는 사람은 가을이 시작되는 지금부터 따뜻한 봄이 올 때까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뇌졸중에는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과 뇌혈관이 파열돼 생기는 「출혈성 뇌졸중」이 있다. 모두 언어장애나 신체마비를 일으킬 수 있으나, 근본원인은 혈관이 막힌 것과 터진 것으로 전혀 다르다. 뇌졸중의 치료원칙은 막힌 혈관을 조기에 뚫어주고, 터진 혈관을 빨리 막는 것이다.

따라서 뇌졸중이 발생하면 뇌혈관이 막혔는지, 또는 파열돼 출혈이 생겼는지를 분초를 다퉈 확인하는 게 가장 기본적이고 급한 일이다. 그래야만 정확한 치료를 할 수 있다. 뇌졸중의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있는 검사는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다. 이런 검사를 생략한채 치료를 하다보면 경우에 따라서는 뇌출혈이 악화하고, 막힌 혈관이 더욱 막혀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허혈성 뇌졸중=허혈성 뇌졸중은 뇌혈전증과 뇌색전으로 구분한다. 뇌혈전증의 주된 원인은 동맥경화증이다. 동맥경화증으로 뇌혈관이 좁아져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뇌에 허혈이 생긴다. 이 경우 손발이 저리고 몸 반쪽의 감각이 둔해지며 현기증이 생기기도 한다. 동맥경화증이 심해 지면 뇌혈관이 완전히 막혀 뇌세포의 일부가 죽는 뇌경색을 일으킨다.

뇌경색의 주증상은 반신불수, 언어장애, 경련발작 등이다. 발병 3시간내에 정맥주사를 통해 혈전용해제를 투여하면 매우 효과적이다. 6시간까지는 뇌동맥에 혈전용해제를 직접 주입, 혈관을 뚫어줄 수 있다. 뇌색전은 심장병 등으로 생긴 피딱지(색전)가 혈관을 돌아다니다 뇌혈관을 막아 발생한다. 증상과 치료법은 뇌경색과 동일하다. 다만 심장병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허혈성 뇌졸중의 초기 형태인 일과성 허혈발작(TIA)은 의식소실, 실명, 실어증, 반신불수, 지각이상, 현기증 등이 수분간 지속되다가 바로 회복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증상은 너무 빨리, 그리고 완전하게 회복되기 때문에 일반인은 물론 의사도 전문의가 아니면 무심히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일시적이겠지」하고 방치하면 25%정도는 심한 중풍으로 이행, 반신불수 등으로 평생 고생하거나 생명을 잃게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일과성 허혈발작은 쉽게 말해 축구경기에서의 「경고(yellow card)」와 동일한 것이다.

■출혈성 뇌졸중=출혈성 뇌졸중에는 고혈압성 뇌출혈과 뇌지주막하출혈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혈압성 뇌출혈의 발생 빈도가 선진국에 비해 3배정도 많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식생활과도 관계되지만, 고혈압 환자가 평소 치료를 등한히 하면서 「설마 나는 괜찮겠지」하고 지내다 쓰러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뇌출혈을 일으키면 구토증, 반신불수, 언어장애 등이 나타나며, 출혈량이 많으면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출혈이 아주 적을 때는 약물치료가 가능하나 출혈량이 30∼50㏄이상이면 반드시 수술로 피덩어리를 제거해야 한다. 소량의 출혈은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뚫어 호스로 피덩어리를 뽑아내는 간단한 수술도 가능하다. 고혈압성 뇌출혈의 주된 원인은 고혈압 그 자체이기 때문에 평소 지속적인 치료만이 뇌출혈을 방지할 수 있다.

뇌지주막하 출혈은 대부분 뇌동맥류가 파열돼 발생하며, 심한 두통과 의식소실이 따른다. 이후 의식은 곧바로 회복되지만 두통은 수일간 지속된다. 과격한 운동을 하다 동맥류가 파열되는 경우가 많다. 옛부터 전해오는 「복상사」의 원인이 대부분 동맥류 파열과 심장마비였다. 동맥류를 방치하는 것은 시한폭탄을 안고 생활하는 것과 같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클립핑」이라는 직접수술법으로 완치 가능하며, 최근에는 코일이나 풍선 등으로 수술하는 방법도 개발돼 있다.

■뇌졸중의 진단=혈액검사, 혈당·소변검사, X레이 촬영 등 기본검사는 물론 뇌에 대한 정밀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기본검사를 뒤로 미루고 CT나 MRI검사를 실시, 뇌혈관이 막혔는지 출혈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뇌혈관을 연속 촬영하는 뇌혈관조영술로 혈관의 막힌 부위와 정도를 세밀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뇌지주막하출혈의 경우 뇌혈관조영술이 필수적이다. 그 밖에 초음파검사, 단광자방출컴퓨터촬영(SPECT), 양전자방출컴퓨터촬영(PET) 등의 보조검사가 있다.

■뇌졸중 환자 발생시 응급조치=중증 환자는 순식간에 깊은 혼수상태에 빠진다. 따라서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구토물이 목구멍을 막지 않도록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목을 약간 뒤로 젖혀 숨쉬기가 편하도록 해야 한다. 의식이 명료하고 마비정도가 가벼운 경증이라도 병원호송 중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머리를 수평으로 유지, 뇌에 혈액공급이 원활하도록 해야 한다.

뇌졸중 환자의 급성기에는 출혈의 부위, 크기, 진행정도, 혈관 폐색으로 인한 뇌부종의 상태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 수술시기를 결정한 뒤 적극적인 처치를 시행한다. 급성기를 지나 의사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상태가 되면 재활치료를 시작한다. 마비가 심하거나 의식이 없는 환자는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2시간마다 체위를 바꿔준다. 의사의 지시하에 최소한 하루 두 번 이상 관절운동으로 관절강직을 방지해야 한다. 특히 발목, 어깨, 히프관절이 굳지 않도록 운동을 시켜야 한다.

◎뇌졸중 예방이 최선/환절기 따뜻하게 입고 짜고 기름진 음식 삼가야

뇌세포는 다른 신체조직과는 달리 한 번 손상되면 소생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생명을 잃거나 반신불수, 언어장애 등의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긴다. 예방이 강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평소 식생활이나 건강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40세 이후부터 발병이 점차 늘기 때문에 이 연령층은 최소한 1년에 한 번 이상 정기검진을 통해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동맥경화증, 고콜레스테롤증 등의 유무를 확인하고 원인질환이 발견되면 철저히 치료해야 한다. 동맥경화증, 고혈압, 심장병은 허혈성 뇌졸중의 주된 원인질환이다.

또 고혈압, 당뇨병, 비만증, 고콜레스테롤증, 흡연, 경구용 피임약, 정신적 스트레스 등은 동맥경화증을 유발하거나 촉진하는 뇌졸중의 위험인자이다. 이같은 위험인자나 원인질환은 의사의 도움과 자신의 정신력으로 가능하면 모두 제거해야 한다. 경구용 피임약을 장기 복용하거나 난소·자궁을 떼어낸 여성, 폐경기여성도 뇌졸중에 걸리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뇌졸중의 원인질환이나 주요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 고령자 등은 일상생활에서 다음 사항을 주의하자. 먼저 환절기나 겨울철에는 갑자기 추운 곳에 나가지 않도록 한다. 한의학에서도 추운 계절이나 환절기의 기후변동을 중풍 발생의 중요한 조건으로 보고 있다.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면 피부와 혈관이 수축, 일시적으로 혈압이 올라가고 뇌혈관이 좁아져 뇌졸중에 걸리기 쉽다.

따라서 환절기나 추운 겨울철에는 외출시 옷을 따뜻하게 입어야 한다.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옥외의 재래식 화장실을 겨울철 새벽에 이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갑작스런 찬물샤워도 뇌혈관을 수축시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목욕 후에는 피부의 물기를 깨끗이 닦아 체온이 내려가지 않도록 한다.

짠 음식과 동물성 지방을 피하고, 야채 호두 잣 은행 땅콩과 같은 식물성 지방질을 섭취, 변비를 예방토록 한다. 선진국의 3대 사망원인은 심장병, 암, 뇌졸중이다. 특히 뇌졸중은 사망률이 가장 높고, 심각한 신체 불구를 남기게 되므로 세심한 건강관리를 통해 예방에 힘쓰도록 하자.<변박장 객원편집위원·순천향대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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