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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못끊으면 건강하게 피워라/애연가를 위한 건강흡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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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못끊으면 건강하게 피워라/애연가를 위한 건강흡연법

입력
1997.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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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애연가 1명이 연간 4,153개비의 담배를 피워 세계 제1의 골초라는 사실을 미국의 최대일간지 USA투데이가 23일 유럽의 통계조사기구 유러모니터자료를 인용보도, 교통사고왕국에 이어 또하나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담배는 폐암 심장질환 등 각종 질병의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는 1,300만명의 애연가가 지금 이순간에도 담배를 피우고 있다. 개인과 사회적으로도 금연이 가장 좋은 일이지만 이왕 피울바엔 건강흡연법을 생각해야 한다. 한국성인병예방협회 주최의 국제학술대회에서 미국의 영양학자 제임스 스칼라 박사가 발표한 건강흡연법을 소개한다.<편집자> 담배는 해롭다. 그러나 담배끊기가 그리 쉽지 않다. 애연가들은 담배가 스트레스 해소와 주의력 집중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침착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고도 한다. 이런 긍정적인(?) 측면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사람이 계속 담배를 피울 것이다. 문제는 건강흡연이다. 골초들도 자신의 건강을 돌보면서 피우라는 것이다. 그리고 담배연기로 주위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 애연가들의 건강흡연법을 알아본다.

○항산화 물질을 많이 먹어라

담배연기의 마수에서 건강을 지키려면 우선 항산화 물질이 함유된 식품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항산화 물질 중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 비타민C이다. 과일과 야채 등 비타민C가 풍부한 대부분의 식품에는 바이오플라보노이드가 포함돼 있다. 바이오플라보노이드는 비타민C의 작용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그 자체도 항산화 물질로 작용한다.

애연가가 하루 200㎎정도의 비타민C를 섭취하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과 같은 정도의 비타민C를 유지할 수 있다.

시금치 등의 녹색채소와 오렌지 멜론 당근 등에 많이 함유된 베타 카로틴은 암예방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베타 카로틴이 풍부한 야채를 많이 먹은 애연가는 폐암에 걸릴 확률이 매우 낮았다. 비타민E는 기름의 산화를 막는 역할을 한다. 도시에 사는 애연가는 더 많은 비타민E를 필요로 한다. 비타민E는 흡연이나 대기오염과 관련된 폐암과 폐기종의 발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등푸른 생선 혈관질환 예방

거대한 고목이 어느날 하늘에서 떨어진 벼락 한방에 무너지듯,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 역시 건강한 사람을 갑자기 쓰러뜨린다. 흡연자들은 이런 병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 담배 연기 속의 일산화탄소가 혈액의 점액화를 증진시키고 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혈소판의 응집을 막을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싱싱한 등푸른 생선에 그 해답이 있다.

생선에 풍부한 오메가 3지방산(리놀레닌산·EPA·DHA)은 뇌조직과 눈의 기능을 활성화할 뿐아니라 혈소판의 응집을 정상화해 심장질환, 뇌졸중을 예방해 준다. 애연가 뿐아니라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도 오메가 3지방산은 필요하다. 이 분야 전문가인 덴마크의 크리스찬 벌브 박사는 오메가 3지방산을 하루 1g씩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애연가는 섭취량을 두배로 늘리는 게 좋다. 오메가 3지방산은 정어리 청어 고등어 문어 오징어 연어 송어 조개류 등에 많다.

○피우는 만큼 몸을 흔들어라

먹는 것 못지않게 운동도 중요하다. 운동은 인체의 전체적인 기초 대사율을 높여 준다. 즉 필요없는 지방을 분해하고 근육을 튼튼히 만들어 준다. 특히 심장병 발생률이 높은 애연가의 심장 근육을 강화시켜 혈액의 흐름을 유연하게 함으로써 신체 곳곳으로 산소와 영양소를 신속히 수송한다.

흡연의 폐해를 운동으로 물리칠 수 있다는 주장에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다. 흡연자는 자신의 운동을 마치 나쁜 짓을 한 뒤 교회에 가서 참회 기도하는 것으로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기적인 운동이 주는 효과는 비흡연자보다 오히려 흡연자 쪽이 더 크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비만을 피할 수 있다. 또 심박출량이 증가, 혈압이 떨어지고 신체 각 부분이 제기능을 유지하게 된다. 덤으로 정신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6개월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혈압이 평균 9%정도 떨어진다. 이는 개인에 따라서는 고혈압의 범주에서 정상 범위로 이행할 수 있는 수치이다.

○과일 야채 먹으면 장수

애연가가 건강을 유지하고 장수하는 것은 무엇을 먹느냐에 달려 있다. 용기있게 애연가로 남으려는 골초라면 과일과 야채를 매일 먹도록 하자. 특히 시금치 쑥갓 피망 당근 등의 짙은 녹색이나 적색야채, 오렌지 사과 바나나 등의 생과일은 매일 먹는 게 좋다. 콩은 종류를 바꿔가며 1주일에 세가지 정도를 먹는다. 마늘 양파 파 등은 식사 때마다 먹고, 저지방 유제품과 양질의 단백질 식품도 매일 규칙적으로 섭취한다.

또 1주일에 서너 번씩 신선한 생선을 먹고, 하루 한 끼는 채식을 한다. 쇠고기 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는 주 1회로 제한한다. 햄버거 핫도그 등의 가공육은 먹지 않는다. 물은 생수나 증류수를 이용, 하루 800㎖정도를 마신다. 칼슘 마그네슘 등 천연 미네랄이 풍부한 물이 가장 좋다. 붉은 살코기는 되도록 줄이고 야채나 과일을 많이 먹는 식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애연가도 할 말 있다/정신건강에 유익하다는데…/권장할순 없지만 기호품규제 곤란

최근 서울 방배동 한국제약회관에서 열린 담배관련 한·미·일 국제심포지엄에는 흡연옹호론을 주장한 전문가들도 있었다. 그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50년대 들어 역학조사라는 새로운 학문이 정립되면서 흡연이 몇몇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 후 지난 40여년 동안 세계 각국에서는 강력한 금연운동이 전개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배는 여전히 남녀노소가 즐기는 기호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인구의 약 38%, 성인 남성의 70%가 애연가이다. 역학조사에 따르면 흡연은 각종 암과 심장질환 등 질병 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반면 흡연으로 인해 증세가 개선되는 질환도 있지만 여기에 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담배와 니코틴이 정신건강에 유익하다는 연구결과는 수 없이 많다. 흡연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파킨슨병 등 신경성 뇌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증상이 가벼운 치매환자의 주의력, 집중력, 정보처리능력 등이 흡연이나 니코틴 투여로 개선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담배와 니코틴의 중독성 여부에 관해서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니코틴은 체내에 흡수된지 30∼40분내에 소실되며 내성이 없기 때문에 마약과 같이 섭취량이 증가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담배를 오래 피운 사람도 정신적인 이상으로 자신을 손상하거나 사회적으로 이상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간접흡연으로 불리는 「환경 중의 담배연기(ETS)」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주변 사람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도 논란이 되고 있다. ETS는 주위 사람들의 눈, 코 등에 일시적인 자극을 주거나 냄새를 풍긴다. 따라서 영·유아나 노약자에게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로 인체에 유해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근거가 없다.

흡연자가 직접 빨아들이는 연기성분이 ETS와 같다거나, 간접흡연이 더 해롭다고 여기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러나 담배연기는 비흡연자에 도달하기 전에 크게는 수백만배까지 희석되고 묽어지기 때문에 직접 흡입하는 연기와는 전혀 다르다. 간접흡연은 적절한 환기만 유지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공존할 수 있는 상호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흡연이 정신건강이나 몇몇 질환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해서 흡연을 권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성인 남성의 70%가 흡연자이며, 담배는 쉽게 없어지기 힘든 기호품이라는 현실도 간과해선 안된다. 흡연자의 건강증진을 위해서는 이같은 실체를 인정하고 담배의 해로운 요소들을 적극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흡연과 건강에 관한 순수한 학문적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재학 기자>

◎금연시도 이렇게/최병일 아주대 의대 교수·아주대병원 순환기내과 과장/담배·성냥을 없앤다/금연의 효과 되새겨라/일단 48시간 끊어보라/니코틴 껌·패치 사용도

니코틴에 중독되면 금단현상 때문에 담배를 끊기가 어렵다. 그러나 많은 흡연자들이 금연에 성공하고 있다. 일단 금연하면 그 효과는 곧 나타난다. 만성 기관지염으로 끓던 가래가 줄어들고 허혈성 심장병 환자는 흉통이 줄어든다. 산소공급이 원활해 지고 심근경색이나 돌연사 가능성도 2∼3배 이상 줄일 수 있다. 물론 기관지염이나 폐암의 가능성도 줄어든다. 얼굴 표정도 밝아진다.

금연을 결심한 사람은 다음과 같은 요령으로 시도해 보자. 첫째, 담배를 끊어야 할 긍정적인 이유를 되새겨 본다. 그 이유를 종이에 써놓고 매일 반복해 읽으면 도움이 된다. 둘째, 담배와 성냥을 갖고 다니지 않는다. 셋째, 일단 48시간 금연을 시도해 본다. 성공하면 계속 담배를 끊고 운동을 시작한다. 하루 30분씩 땀을 흘리는 운동이면 충분하다. 넷째, 의사와 상의해 니코틴 껌이나 피부에 붙이는 니코틴 패치를 사용할 수 있다. 최면술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굳게 먹고 단번에 끊어 버리는 것이다.

주변사람의 도움도 필요하다. 금단현상이 나타날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가족 등이 도와주어야 한다. 체질에 따라 담배를 피우면서도 장수하는 사람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담배를 끊으면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은 주변에 대한 영향력을 감안, 특히 자성할 필요가 있다.

니코틴 중독이 됐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니코틴 중독자들은 니코틴 껌이나 패치를 이용, 중독의 증세를 줄이면서 금연하는 방법을 강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니코틴 중독자가 담배를 끊으면 여러가지 금단증세가 나타난다. 담배를 피우고 싶어 안절부절하다가 손발이 떨리고 불안증세도 엄습한다. 정신집중이 안되고 일의 능률도 떨어진다. 그러다가 담배 한대를 피워물면 증세가 사라진다.

이런 환자들은 니코틴 껌이나 피부 패치를 이용, 일단 금단증세가 나타나지 않도록 한 뒤 점차 그 빈도를 낮추도록 한다. 이 치료법의 장점은 체내에서 필요한 니코틴 양을 서서히 줄여 금단증세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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