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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 입찰 참가 시사/정세영 명예회장 “조건보고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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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 입찰 참가 시사/정세영 명예회장 “조건보고 결정”

입력
1997.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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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인수전 치열해질듯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은 24일 기아자동차가 공개입찰로 매각될 경우 현대가 입찰에 참가할 뜻이 있음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현대그룹 최고경영진이 기아인수 의사를 드러내놓고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기아자동차의 제3자인수가 본격 추진될 경우 삼성과 현대가 치열한 인수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명예회장은 이날 도쿄 나리타공항에서 기아자동차가 공개매각되면 현대가 입찰에 참가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입찰조건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해 참가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정명예회장은 이어 『정부와 채권단이 기아를 공짜로 주겠다면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금융지원 등이 따른다면 기아가 빠른 시일에 팔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부의 기아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전문경영인 체제가 뿌리 내릴 기업인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자본과 경영의 분리는 기업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아침에 이뤄질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그룹이 기아를 인수할 경우 어떻게 대처하겠느냐는 질문에 『가상의 일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정명예회장은 또 국내 자동차업계의 당면과제에 대해서는 『도요타자동차가 고장나면 사람들은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하지만 우리 차가 고장나면 「역시 그렇지」라고 얘기한다』며 『도요타만큼 고장 안나는 차를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명예회장은 정부의 금융시장 조기개방 방침에 대해서 『빠를수록 기업 활동에 좋다』며 환영의사를 밝히고 『현대는 리보(런던은행간금리)보다 0.7∼0.9% 높은 금리를 이용하는데 금융시장이 개방되면 국내 금리가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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