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벗삼아 오솔길·텃밭만들고 HA·PC방 설치/좀더 편리하게 황토방·수맥차단 건강까지 생각아파트를 살 때도 상품 자체의 경쟁력에 주목하라. 주택전문가들은 앞으로 아파트 가격이 교육 교통 등 입지여건 뿐만 아니라 아파트 시설에 따라서도 크게 좌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로운 기능과 환경을 갖춘 아파트가 속속 건설돼 공급될 경우 숙식 등 기본적인 기능만을 충족시켜주는 아파트는 헐값으로 떨어지고 자칫 슬럼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솔길 옹달샘 동물원 텃밭이 설치된 「자연친화형 아파트」, 아파트밑으로 흐르는 수맥을 차단하고 황토흙 세라믹으로 마감한 「건강 아파트」, 자동경비시스템과 홈오토메이션 컴퓨터방 등이 설치된 「자동화 아파트」 등 새로운 개념의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부산 등 일부 지방에선 같은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임에도 불구, 어떤 아파트는 분양이 모두 끝난 반면 다른 아파트는 분양률이 30∼40%대에 그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시장도 짓기만 하면 팔려나가는 「공급자 시장」에서 상품력이 떨어지는 것은 안팔리는 「수요자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주택업체들은 이같은 추세를 감안, 기존 아파트의 단점을 보완하고 특징을 살리는 상품차별화 경쟁에 본격 나서고 있다. 따라서 아파트 청약예정자나 아파트 구입자들은 앞으로 입지여건 뿐만 아니라 아파트 자체의 설비를 꼼꼼이 살펴보고 청약·구입하는게 좋다.
최근 주택업체들은 너도나도 기존 아파트의 단점인 삭막한 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연친화형 아파트」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아파트단지내에 오솔길 옹달샘 분수대 등을 설치하는가 하면 큰 느티나무를 심어 전원마을 분위기를 연출하고 텃밭을 별도로 마련, 과실수와 야생화를 심고 있다. (주)우방도 아파트사이에 오솔길을 만들고 어린이들이 따먹을 수 있도록 감나무 밤나무 등 유실수밭을 일궈 대구 청운맨션의 경우 전국 조경대상을 받기도 했다. 쌍용건설은 내년부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전원형 아파트를 모토로 원형·방사형 아파트를 만들고 인근 자연지형을 최대한 이용해 연못 분수 폭포 시냇물 수영장 미니동물원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주택업체들은 또 현대인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 착안, 「건강 아파트」를 상품화하고 있다. 우방은 10월 부산에서 분양한 신세계타운 건설시 아파트단지 밑으로 수맥이 흐르는 경우 전자파가 숙면을 방해한다는 점을 감안, 바닥에 동판을 깔아 수맥을 차단하는 공법을 도입하고 중앙집중식 정수기를 달아 정수한 물을 공급토록 했다. 삼성과 대동건설 등은 전원주택분양에서 인기를 누렸던 황토방을 아파트에 도입했고 청구는 세라믹·원목 바닥재를 채택했다.
주택업체들은 또 편의성을 높이는데도 경쟁이 치열하다. 청구는 20평형대에 처음으로 화장실 2개를 설치하는 한편 「주부를 위한 아파트」에 역점을 두면서 주부들의 운동량을 최소화하는 주방공간을 만들고 주방에 독서대와 라디오를 설치했다. 주방과 연결되는 발코니에 제2 주방을 만들어 냄새나는 요리를 별도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도 도입했다.
대림산업 등은 실내벽을 가변형 칸막이로 만들어 욕실과 주방을 제외한 벽을 입주자가 원하는대로 바꿀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동아건설도 임대형 재택근무형 독신형 가족구성원 등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규모에 맞춰 벽체와 수납장을 손쉽게 변화시킬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이밖에 쌍용건설은 아파트 주민들이 축제 집회 바자회 음악회 잔치 장례식 미술전시회 등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광장」을 마련하는 한편 어린이들이 나무를 심고 가꿀 수 있는 「포켓파크」도 설치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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