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79년 보잉사 등 방문 ‘견학’ 비중/강정상회담 등 미와 대등입장 강조장쩌민(강택민) 중국 국가주석과 79년 덩샤오핑(등소평) 당시 부총리의 방미 일정은 많은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격세의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수교협정 조인을 위한 등의 미국행이 개혁·개방의 출발선상에서 이루어진 「견학」이었다면, 강주석의 방문은 국제질서 속에서 미국과 동등한 위치로 부상한 중국의 새로운 면모를 과시하겠다는 의도가 강하기 때문이다.
등이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과 3차례 회담한 것에 비해, 강주석은 빌 클린턴 대통령과 29일 한차례 회담만을 예정해두고 있다. 등이 수교협정 조인을 앞두고 현안에 대한 실무논의에 주력한 대신 강주석은 환영행사 및 공동기자회견 등 「주목을 받는 행사」를 강조한 느낌이다. 등이 앤드류스공항을 통해 워싱턴에 곧바로 입성한데 비해 강주석은 26일 하와이 호놀룰루에 도착해 애리조나기념관을 관람하고 27일 버지니아주를 들러 워싱턴에 들어간다. 등이 포드자동차와 휴즈기계제작소, 보잉사를 들른 점도 「견학방문」으로서의 성격을 뚜렷이 보여준다. 반면 강주석은 11월1일 뉴욕증권거래소를 방문한다. 전통적으로 하버드대학 연설은 트루먼대통령 이래 전환기마다 미국 외교정책의 새로운 방향이 선포됐던 주요 창구였다. 별도의 연설일정이 없었던 등과 달리 강주석이 11월1일로 잡힌 하버드대 연설을 통해 어떤 「사자후」를 터뜨릴지 관심이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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