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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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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상영중인 영화 「머더 1600」과 「에어포스 원」은 미국대통령 이야기이다. 이 영화들은 치밀한 모략과 강도 높은 액션 속에 백악관 살인사건과 국제테러를 추적해 간다. 결말은 모두 자랑스런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조국애, 혹은 미국제일주의로 수렴된다. ◆「JFK」 「대통령의 연인」 「닉슨」 「인디펜던스 데이」 「앱솔루트 파워」 등에서 보는 미국의 대통령영화 붐은 93년 1월 클린턴정부가 들어선 이후의 새로운 현상이다. 재임으로 이어진 클린턴의 인기가 대통령영화를 생산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클린턴 보다 1개월 늦게 취임한 김영삼 대통령도 개혁을 주도하던 초기에는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영화는 아니지만 「YS는 못말려」 등 애정어린 대통령만화가 쏟아져 나와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이제는 유감스럽게도 그런 만화조차 찾기 어렵다. ◆근년 들어 우리의 영화산업도 계속 추락해 왔다. 이번 가을 많은 국제 영화행사가 열려 관객동원에서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내용에서는 외국영화의 잔치였다. 한 영화평론가는 『수준이 높아진 일본 이란 등의 영화와 우리를 비교하면 참혹할 뿐』이라고 괴로워했다. ◆주요 감독들이 만든 「창」 등을 보면 우리 영화의 현주소가 확인된다. 이 영화들은 매춘이나 가출청소년의 비행 훔쳐보기, 관음증을 「실험정신」으로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 대통령을 자랑스럽게 등장시키기도 하는, 건강한 영화들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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