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라고 말씀하셨다” 깍듯한 존칭○…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회동은 조홍래 청와대 정무수석이 배석한 가운데 시작됐으나 조수석은 20여분만에 식사를 마친뒤 김총재의 요청에 따라 자리를 떠 배석자 없는 회동이 됐다.
김대통령은 회담이 끝난뒤 조수석을 본관 2층 집무실로 불러 협의 내용을 간략히 구술했고 조수석은 『두 분이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정국현안에 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누었다』고 발표했다.
김대통령은 회동에서 야권이 사용하는 「대통령 사후보장」이란 용어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나타냈다는 후문이다. 김대통령은 회동이 끝난 뒤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그 말을 들을 때 마다 불쾌하기 그지없다』며 『내가 뭐가 답답한가. 조금도 두려워할 사람이 아니다』고 다시한번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대중 총재는 회담이 끝난뒤 상오 9시45분께 곧바로 여의도 당사로와 6층 대회의실에서 주요당직자와 보도진에게 결과를 설명했다. 김총재는 엷은 미소를 지은채 자리에 앉아 안주머니에서 메모지를 꺼내들고 회담내용을 대화식으로 20분에 걸쳐 차분히 설명했다. 김총재는 『오늘 회동은 배석자없이 1시간이상 충분히 격의없이 얘기했다』면서 『앞으로 문제에 대해 좋은 합의점에 도달했다』고 회동결과를 총평했다. 김총재는 대통령의 대화부분을 소개할 때 『…라고 말씀하셨다』고 깍듯하게 존칭을 썼다.
한편 국민회의측은 회동결과에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일단 보였다. 그러나 『안심하고 모든것을 믿을 수 없다』는 신중한 모습도 있었다.
박지원 총재특보는 『김총재는 상당히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김총재는 또 김대통령이 회담에서 약속한 사항을 신의있게 지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세형 총재권한대행은 『김대통령이 청와대비서실, 안기부 등에 사전에 선거불개입을 지시했다고 했는데 그 말이 사실이라면 저질 비자금 폭로가 나왔겠느냐』고 반문했다.<손태규·고태성 기자>손태규·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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