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여부 낙관비관론 갈려홍콩달러의 가치하락을 막기위해 이자율 인상이란 초강수를 들고 나온 홍콩 통화당국의 도박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주가폭락이란 후속여파가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불구, 당국이 금리에 칼날을 댄 데 대해 홍콩증시는 물론 전세계 금융가는 홍콩 금융파동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미 달러에 대한 홍콩 달러의 고정환율은 여전히 지속될 수 있을지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14년간 홍콩경제의 버팀목이 돼왔던 홍콩달러는 중앙은행격인 홍콩통화당국(HKMA)이 환투기세력의 대항수단으로 시중은행에 대한 정상금리 여신을 중단하면서 위기가 촉발됐다. 홍콩은행 중국은행 항성은행 스탠더드은행 등 4대 은행은 이에 일제히 우대대출금리를 22일의 8.75%에서 9.5%로 0.75% 올렸고, 급기야 은행간 초단기금리가 6%에서 300%까지 급등하는 금리대란이 뒤따랐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주식시장이 초토화한 것은 물론이다.
통화당국은 동남아 금융공황을 불러온 국제환투기꾼에 또다른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증시폭락을 감수하더라도 홍콩달러만큼은 반드시 제값을 유지시킬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달러당 7.78홍콩달러로 사실상 고정환율화한 현행 펙(PEG)시스템이 무너질 경우 주권회귀라는 정치적 변수가 경제악재로 현실화할 우려가 있고, 이는 곧 투자자들의 심리적 공황상태로 급변할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했다. 둥젠화(동건화) 행정장관은 주식폭락사태 직후 『고정환율제는 앞으로도 강력히 지탱해 나갈 것』이라며 『주식파동은 단기간 경계심리에 따른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나 홍콩금융가를 보는 외국투자자들의 시각은 낙관론과 비관론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낙관론은 홍콩이 881억달러라는 세계 3위의 외환보유고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통화당국이 휘두를 수 있는 카드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중국도 이자율 인하, 외환보유고 지원 등으로 사태해결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반면 비관론은 83년 고정환율화 이후 홍콩달러의 가치가 실제구매력보다 30%이상 과포화했을 것이란 전망과, 90년 일본금융 혼란의 예처럼 홍콩경제가 부동산과 금융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취약한 단선구조가 근거를 이루고 있다.
홍콩의 한 경제전문가는 『홍콩증시는 언제 불탈지 모르는 휘발유 증시』라고 지적했다. 일본 다이와(대화) 조사연구소의 한 금융분석가도 『홍콩주민이 자국통화에 대해 자신감을 잃고 있다는 것이 여타 동남아 사태와 다른 점』이라며 『홍콩당국은 환율을 현실화하든지 아니면 아예 통화시스템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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