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총회꾼」에게 불법적인 돈을 주었다는 혐의로 일본의 거대기업 미쓰비시(삼릉)자동차 간부들이 전격 체포되자 일본 경제계는 커다란 충격을 받고있다. 각 기업들은 그동안 관행처럼 계속돼 온 불법적인 「총회꾼 대책」에 대해 사법당국이 「발본색원」의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초긴장상태에 빠지고 있다.그렇지 않아도 올초부터 총회꾼에게의 불법적인 이익공여가 연이어 적발돼 기업으로서는 불안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3월 아지노모토(미소)사가 처음 적발된 이후 노무라(야촌)증권 사건이 이어졌으며 20일에는 중견 백화점 마쓰사카야(송판옥)도 같은 이유로 적발됐다. 일련의 사건으로 구속된 각사의 간부는 23일 현재 모두 48명. 노무라 사건과 관련해서는 소위 4대 증권사의 최고 경영자가 모두 구속되거나 교체되는 등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노무라증권 사건이 터지자 일본 기업들은 자숙의 자세를 보여 왔다. 총회꾼과의 결별을 선언하며 총회꾼이 발행하는 인쇄물의 정기구독을 중단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도 취했다. 그러나 이번 「미쓰비시 사건」은 기업들이 이같은 구습과의 단절을 선언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터진 것이어서 그만큼 파장이 큰 것이다. 또한 총회꾼 대책에 관한 사정이 증권계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에 확대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충격도 크다.
현재 일본에는 700여명의 총회꾼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82년부터 총회꾼에게의 이익공여를 처벌해왔기 때문에 그전보다는 대폭 줄어든 숫자이다. 하지만 폭력단과 우익단체와 손을 잡는 등 총회꾼의 수법은 더욱 전문화 악질화하고 있다. 총회꾼들은 기업들이 돈을 주지않으면 약점을 폭로하거나 폭언을 하며 총회를 방해한다. 약점이 없더라도 「시끄러우면」 기업운영에 타격을 받는 일본의 기업풍토상 기업은 총회꾼들의 「봉」일 수 밖에 없다. 이때문에 경제계 내에서는 「총회꾼 대책」에 대한 사법당국의 수사확대가 이처럼 잘못된 기업풍토를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엿보인다.<도쿄=김철훈 특파원>도쿄=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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