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어 아시아유럽미 연쇄확산홍콩 주식시장의 폭락이 세계 주식시장에 「블랙 서스데이」(검은 목요일)를 안겼다. 23일 홍콩 주가가 국제 환투기 세력의 집중공략을 받아 교란되면서 10년만의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같은 하락세의 여파는 도쿄(동경)와 상하이(상해) 등 아시아 주요 주식시장으로 곧 확산됐으며 유럽의 각 주식시장과 뉴욕증시로까지 번졌다. 이에 따라 지난 87년 뉴욕에서의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와 비교해 세계 증시에 「블랙 서스데이」가 엄습한 것이 아니냐는 공포섞인 우려가 퍼지고 있다.
특히 도쿄와 상하이 증시의 동반하락은 그동안 동남아 금융위기로부터 상대적인 안정세를 유지하던 이들시장으로까지 금융위기가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일고 있다.
홍콩의 항성(항생)지수는 이날 장중 한때 16.69%까지 하락, 1만선이 붕괴되기도 했으나 장이 끝날 때에는 1,211.47포인트(10.4%)가 하락해 가까스로 1만선을 지켰다. 이날 하락폭은 87년 10월 1,120.70포인트 이후 최대수준이다.
일본 225개 주요기업의 평균주가인 닛케이지수도 이날 17,151.55로 전날보다 536.06포인트(3.0%) 급락했다. 95년 8월이후 최대인 이날의 주가하락은 동남아 금융위기가 처음으로 도쿄주식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친 때문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상하이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한 주가지수가 3.2포인트 하락, 올들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런던 파리 밀라노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의 증시도 2.13%에서 4.66%씩 일제히 큰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 증시도 개장한 직후 15분만에 142.43포인트(1.77%)가 떨어졌다.
이날 홍콩주식시장의 폭락은 금융당국이 홍콩달러를 방어하기 위해 시중은행에 대해 일반금리 여신제공을 중단함에 따라 금리가 하루에 250%나 폭등한 탓이었다. 은행간 초단기금리는 전날의 6%에서 22∼25%로 올랐고 3개월 금리는 10.6071%에서 무려 37.28571%로 뛰었다.
국제적인 「큰손」들은 홍콩달러의 환율이 고평가돼 있다고 보고 이를 무너뜨리기 위해 대거 홍콩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년간 지속된 「미 1달러=홍콩 7.78달러」라는 사실상의 고정환율은 이미 선물환시장에서는 붕괴된 상태로 나타나고 있다. 홍콩 금융당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 금리인상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른 불안감과 은행쪽으로의 자금이탈로 주가 급락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금융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날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의 주식시세도 큰 폭의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동남아 지역의 통화위기가 계속돼 외국자본들이 철수함에 따라 이지역 주식시장들이 공황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일단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가 홍콩 등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되는 조짐이 아니냐는데 대해 극도의 우려를 표시했다.<박진용 기자>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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