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한밤의 메시지 “당 결속해 순리대로”김영삼 대통령과 신한국당 이한동 대표위원이 23일 저녁 청와대에서 회동한 사실이 알려지자, 민정계 민주계 모두 숨을 죽였다. 민감한 시기에 김대통령이 이대표를 불렀다는 점, 두 사람의 논의결과가 당내분의 향배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등이 각 정파의 눈과 귀를 붙들어 맨 것이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이대표는 회동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면서도 「청와대 밀담」의 윤곽을 가름해볼 수 있는 단초들을 넌지시 던졌다. 이대표는 당의 단합과 결속을 여러차례 강조, 청와대 회동의 분위기를 어렴풋하게나마 가름할 수 있게 했다. 그의 말을 종합하면 김대통령의 인식은 「당이 결속, 단합해 순리대로 정권재창출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순리대로라는 말에 의미심장함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대표는 『지금은 모두가 하나가 돼서 앞으로 나가야 할 때』라고 운을 뗐다. 이대표는 이어 『나는 정도를 걷겠다』고 말한뒤 『당을 수습하는게 나의 임무요, 정권재창출이 또한 나의 의무』라고 덧붙였다. 그는 『누구는 총재에게 줄서고 누구는 명예총재에게 줄서서야 되겠느냐』라며 『지금 이뤄지는 이런 저런 모임들이 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개탄했다.
이어 이대표는 중요한 말 한마디를 던졌다. 이대표는 『이총재는 전당대회에서 지지를 받고 후보로 선출되지 않았느냐』고 말한뒤 이총재중심의 정권재창출론에 대해 『당연하다』고 언급했다. 이를 액면그대로 해석하면, 최근 전개되고 있는 인위적인 후보사퇴론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대표의 말에는 다분히 분당을 막고 모든 정파가 모여서 정권재창출의 방안을 순리적으로 모색해 보자는 충정론이 깔려있다. 그는 『김대통령도 단합론에 동조했느냐』는 물음에 『그럼…』이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또 『분당사태를 막자는데 대해서도 대통령이 공감했느냐』는 질문에 『역시 그렇다』라고 분명하게 답했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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