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말씀하시던 고국의 모습이 이런 것이었나요』23일 새벽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계에서 서울 모대학 1학년에 재학중인 재일교포 2세 민지영(가명·20·여·서울 강남구 삼성동)씨는 두려움과 분노로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지난해 처음 귀국, 독학으로 올해 꿈에 그리던 고국의 대학생이 된 민씨는 일어와 영어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어가며 착실하게 공부했다. 그러다 최근 모 건설회사에서 통역아르바이트를 하다 사장 최모(49)씨를 알게 됐다. 가난한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며 접근한 최씨는 22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 W단란주점으로 민씨를 유인, 옷을 찢고 강제추행했다.
엄청난 충격을 받은 민씨는 울면서 그길로 경찰서로 달려가 이 사실을 신고했다.
그러나 민씨의 수모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담당형사는 반말을 서슴지 않으며 『뭐가 그리 자랑스런 일이라고 떠드느냐』며 도리어 민씨를 윽박질렀고 필요이상으로 추행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심문해댔다.
민씨가 고국에서의 공부를 결심한 것은 95년 영국 런던대에 유학하면서 느낀 「자기정체성」에 대한 의문 때문. 더구나 어머니로부터 늘 들어온 『고향사람들은 인정이 많고 따뜻해 일본처럼 메마르지 않다』는 얘기도 주저없이 고국행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됐다.
그러나 이날 민씨가 배운 조국의 모습은 파렴치한 어른들의 작태와 피해자의 인권마저 무시하는 한국경찰의 고질적인 악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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