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매출 2백배/월세 20만원 사무실서 첫 간판/고교참고서 시장점유율 1위로/“순수열정이 큰 자본”서울대 운동권 출신들이 무일푼으로 출판업에 뛰어든지 7년만에 고교참고서·학습지 시장점유율 1위, 매출액 2백배 증가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80년대 학생운동권의 화려한 변신을 보여주는 화제의 기업은 입시전문출판사인 (주)디딤돌.
지난해 (주)디딤돌의 매출액은 4백30억원. 40억원이상의 순이익을 남겨 법인세만 10억원을 냈다. 출발당시 운동권출신 3명에 불과했던 정규직원도 1백61명으로 늘었다. 올해 매출목표 5백억원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스스로도 놀라는 이들의 고성장비결은 서울대 출신 현직교사가 95%를 차지하는 1백81명의 탄탄한 집필진과 운동권출신 경영진의 도전적인 경영.
실제 이기열(41·서울대 국문과졸) 사장과 계열사인 길벗어린이사 이호균(39·사회학과졸) 사장, 길벗출판사 이종원(35·지리학과졸) 사장 등 창립 3인방을 포함해 20명의 간부진중 70%이상이 80년대 꽤나 이름을 떨쳤던 운동권출신이다.
이사장은 2학년이던 77년 강제징집된뒤 81년에 복학했으나 그해 교내시위를 주도해 제적됐다. 이호균씨와 이종원씨도 대학시절 구속된 전력이 있다. 고영목(41·교육과졸) 상무, 김정민(37·산업공학과졸) 편집부장, 김영렬(35·국제경제학과졸) 사업부장 등 다른 간부들의 대학이력도 창립 3인방과 비슷하다.
학생운동이후 노동운동현장과 출판사 등을 기웃거리던 이사장 등 「3인방」의 첫 출발은 90년 12월 마포구 망원동의 월세 20만원짜리 사무실에 「길벗출판사」간판을 내걸면서부터. 첫 상품인 유망직업·직종시리즈를 5만부 이상 팔아 2억여원을 번뒤 92년 (주)디딤돌을 세워 고교생들을 상대로 독서·문화잡지를 창간했으나 입시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쳐 참패했다.
의기소침해 있던 이들은 93년말 「내친 김에」고교생 참고서시장에 뛰어들었다. 자본은 물론 영업망도 없는 그들을 대형출판사들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비웃었다. 그러나 서점에 깐 책들이 학생들의 입을 통해 알려지면서 스스로도 놀랄 만큼 팔리기 시작, 94, 95년에 각각 50억, 1백20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96년에 시작한 학습지사업은 참고서 돌풍 덕택에 12만명의 연간회원을 확보했고 올해는 18만명으로 늘어났다.
이사장 등은 『학생들을 통해 번 돈인만큼 독서·문화잡지발간 등 이들의 삶을 살찌우는데 되돌려줄 것』이라며 『「인간다운 삶」을 향한 학창시절의 순수성과 열정이 성공에 큰 보탬이 된 것 같다』고 웃었다.<이동국 기자>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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