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맞으면 한국 어느기업과도 거래 가능기아자동차의 최대주주인 미국 포드자동차는 23일 『산업은행이 기아자동차의 법정관리를 통해 제3자 인수를 추진할 경우 최선의 조건을 제공하는 한국기업에게 자사가 보유중인 기아자동차의 지분을 매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분매각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포드자동차 한국지사인 포드코리아의 리처드 로든 지사장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포드가 보유중인 기아자동차의 지분인수 가능성은 삼성 현대 대우 등 한국의 어느 기업에게도 이제 그 문이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기아자동차의 전체 주식중 16.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포드측이 이같이 공개적으로 기아자동차의 지분매각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어서 그 여파가 주목된다.
포드코리아측은 22일 정부의 기아자동차에 대한 법정관리 결정 발표직후 미국 포드본사에 상황을 보고했고 본사측은 한국내 법률관계자들과 포드의 기아자동차 지분 처리문제와 관련한 법률적인 절차에 대해 상세히 알아볼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로든 지사장은 특히 포드측이 김선홍 기아자동차 회장과 체결한 지분매각과 관련한 「이면계약」에 대해 『기아자동차의 새 주인이 될 산은이 기아자동차의 경영진을 교체, 재산보전관리인이 실제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게돼 「이면계약」은 사실상 파기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포드는 기아자동차가 존재하는 이상 모든 협력관계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의 이면계약은 포드측이 기아자동차 지분을 매각하게 될 경우 기아가 지정한 제3자에게 넘겨야 한다는 것이다.
로든지사장은 또 『최근 열린 도쿄(동경) 모터쇼에 참석했던 포드의 고위관계자와 기아의 김회장이 기아사태와 관련,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김회장 역시 포드측의 「난처한 입장」(Uncomfortable Situation)에 대해 공감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포드측은 최근 기아자동차가 법정관리될 경우 「대주주로서의 경영상의 책임」을 물어 지분을 소각당할 수 있다는 일부 보도로 인해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포드측은 『기아자동차의 법정관리가 이미 결정된 이상 포드 역시 한국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대응책을 강구중에 있다』며 『기아의 3자인수가 이뤄지더라도 지분매각에 대한 조건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기아를 인수할 어느 기업과도 손을 잡고 지분참여를 통한 협력관계를 유지, 장기적으로 지분매각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든 지사장은 기아자동차의 지분매각문제와 관련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특정 기업과의 접촉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재삼 강조한뒤 『현재 도쿄에서 열리고 있는 모터쇼에 참석중인 포드의 고위인사들이 한국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자연스럽게 이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내비쳤다.<장학만 기자>장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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