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편서풍을 타고 유입되어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공해가 과연 어느 정도인지는 그동안의 추정만으로도 엄청난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환경연구원이 실사와 실증을 통해 밝혀낸 실체는 이대로 두어서는 도저히 안되겠다는 심각성과 대책의 긴박성을 강조하고 있다.바로 지난달 국내의 한 연구단체는 중국에서 날아온 아황산가스 등 공해 때문에 우리가 연간 1조원 가량의 피해를 입고 있으며 특히 황성분이 33%나 되어 생물체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그런데 이번 환경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중국공해중 오존과 스모그 발생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이 자그마치 국내 발생량의 24%에 달하고 있으며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공해는 상공에 그대로 남아 있어 생물체에 피해를 주거나 산성비가 되어 내리든지 아니면 더 멀리 일본 등지를 향해 날아가게 마련인데 결국은 가까운 나라에 직·간접의 피해를 주게 된다는 결론이다.
이같은 환경연구원의 조사결과를 보며 우리는 이제야말로 더 이상 탁상공론과 같은 논의와 걱정만을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때라고 생각한다. 직접 가해자인 중국측에 대해 강력한 항의와 함께 개선을 위한 대책 주문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환경외교를 펼쳐야 한다.
우리가 수차 주장해 왔지만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두 말할 필요없이 중국의 구태의연한 연료정책에 있다. 다시 말해 석탄위주의 연료정책이 변하지 않는데다 연평균 9%라는 경제성장률로 석탄사용량이 급증하는데도 공해저감을 위한 시설확충에는 외면하다시피 해온 탓이었다.
뿐만 아니라 직접 피해국인 한국, 일본마저도 의례적인 환경관계자 회의가 몇차례 열렸을 뿐, 실질적인 대책수립까지는 이르지 못한게 현실이다.
때문에 환경전문연구단체들은 오늘의 중국을 「세계의 굴뚝」이라 표현하기에 이르렀고, 세계은행조차도 지난달의 연례보고서에서 이같은 공해로 자신(중국)들의 인명피해가 연간 29만명에 이른다고 지적 한 바 있다. 이러한 중국 공해의 직접 피해국은 우선 한국이라는 것도 세계은행의 지적이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자명하다. 우선은 범정부차원의 조사와 함께 환경부가 주축이 되어 외무부, 통상관계부처 모두가 힘을 합쳐 실상을 밝히고 피해보상과 공해저감을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해야 한다.
중국은 동북아 여러 나라의 공해피해 얘기가 나올 때마다 실제로는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거나 심지어는 아직은 저감시설 확충을 위한 예산상의 여유가 없다는 말까지 거침없이 하는 자세마저 보이고 있다. 양국간의 교류와 통상도 중요하지만 급속히 병들어 가는 환경재앙의 원인제공자라는 점에서도 대중환경외교의 필요성이 절박한 오늘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