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보다 후순위” 불쾌감… 참석여부 한때 고심23일 김영삼 대통령의 5인 대선후보 개별회동 계획이 발표된 직후 이회창 신한국당총재는 잠시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총재가 그만큼 김대통령의 회동제의를 의외로 받아들였으며 그 의도에 대해서도 분명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증좌였다.
결국 회동에는 응하기로 했지만 이총재측은 여전히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또 김대통령이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를 첫번째로 만난다는 점에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더이상 이총재를 「특별대우」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총재가 회동날짜를 25일로 잡았다가 마지막 순서인 11월1일로 연기한 데는 충분한 「대비」의 의미외에 이런 의전상의 불만도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측근들은 이와함께 『김대통령이 자신에게 강공을 펴고 있는 이총재를 달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 의원은 『김대통령은 그동안 이총재와의 주례회동에서 이총재를 「능숙하게」 다뤄왔으며, 이총재가 김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주저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총재와의 전선형성이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김대통령은 이번에도 같은 방법을 동원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중진의원은 『김대통령이 이총재와 만나 탈당을 전격 선언하거나 검찰수사를 지시할 가능성은 희박한 이상 청와대 회동에서 이총재가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는 별로 없다』고 단정했다. 이런 시각에는 김대통령이 이미 「다른 마음」을 먹고 있다는 강한 불신이 깔려 있다. 특히 이총재측은 김대중 국민회의총재, 이인제 전 경기지사와의 면담결과와 이들의 이후 행보를 예의주시 하겠다는 태도다.
이총재는 회동에서 김총재 비자금에 대한 검찰의 수사착수를 지시할 것과 중립적 선거관리를 위한 탈당을 거듭 요구한다는 공세적 전략을 마련했다. 하순봉 특보는 『22일 이총재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이 그대로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총재는 또 검찰의 수사유보 결정에 김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했는지 여부를 직접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회동을 3김청산과 새정치구현 의지를 여론에 다시 각인시키는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계산인 셈이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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