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종 “잘못” 비판일변도/김윤환 “내용엔 공감” 동조/김덕룡 “탈당요구 자충수”신한국당 이회창 총재가 22일 김영삼 대통령의 탈당 등을 요구하자 이한동 대표를 비롯, 김윤환 박찬종 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은 당혹스런 표정이었다.
「1+3」으로 지칭되는 이들 지도부는 이총재 회견후 상오에만 두 차례 회동, 의견을 조율했다. 이대표 등은 상당히 말을 아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적지않은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세세히 들여다 보면 이대표와 김덕룡 위원장은 회견에 대해 비판적 중립, 박위원장은 비판, 김윤환 위원장은 동조 입장을 보여 미묘한 차이를 노정했다.
이대표는 회동후 『나와 선대위원장들이 의견을 모은 바 절차 시기 과정상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대표는 또 『이 시점에서 명예총재인 김대통령에게 당을 떠나라고 요구한 것은 화합과 결속에 보탬이 안된다』며 『이총재의 대선득표 전략에도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대표는 『전후사정을 알아보기 위해 23일 총재와 대표, 선대위원장들이 만나기로 했다』고 말해 비판 일변도로 나타난 「1+3」의 의견조율에 다소 여지를 남겼다.
지도부 중 가장 비판적인 사람은 박위원장이었다. 박위원장은 『중요한 사안에 대한 의논이 없었다는 점은 잘못 됐다』며 『명예총재와 공정한 선거관리는 별개로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박위원장은 또 『정치자금으로부터 정치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며 『대선이후에는 과거의 자금문제보다는 미래지향적인 제도화에 더 역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환 위원장은 절차상 하자에는 고개를 끄덕였으나 『내용에는 공감한다』는 반응이었다. 김위원장은 『검찰이 상부 지시에 따라 수사를 유보했다는 얘기가 들리니까 총재로서 자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느냐』고 이해를 표했다. 김위원장은 『당이 고발한 사안을 당정간 조율도 없이 수사유보가 발표되는 상황에서 이총재의 선택은 강한 색채를 띨 수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김덕룡 위원장은 이날 민주계 중진과의 회동에서 이총재의 김대통령 탈당요구를 「자충수」라고 비판했다는 후문이다. 김위원장은 『지정기탁금 폐지 등 정치자금에 대한 입장은 옳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절차나 과정 당내사정을 종합할 때 문제가 적지않다』고 말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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