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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몸조심·입조심

입력
1997.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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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독자결정” 강조하며 정치적 파장 촉각/김 실장 “후보교체 관여생각없다” 눈길발언청와대는 21일 검찰의 DJ 비자금 수사 유보결정 과정에서 철저히 「제3자」의 위치에 있었음을 극구 강조했다. 논평조차 꺼릴 정도로 「몸조심, 입조심」에 신경을 썼다. 여야 정치권이 제기한 「김영삼 대통령 지시설」은 물론 검찰 수뇌부의 사전보고 여부까지 모두 부인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번 방침이 몰고 올 정치적 파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이회창 신한국당총재측의 강경 분위기에 무척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김용태 비서실장은 검찰발표후 기자들과 만나 『법무장관으로부터 사전보고가 없었다』며 『검찰이 일일이 청와대 지시를 받아 수사를 하는게 아니지 않느냐』며 검찰의 「독자결정」임을 강조했다. 주무 비서관인 문종수 민정수석도 『수사는 검찰총장이 알아서 전적인 책임을 지고 하는 것이므로 청와대와 일절 관련짓지 말아달라』면서 『검찰총장이 「협의없이 독자적으로 결정했다」는 말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홍래 정무수석은 아예 『경위를 모르므로 내가 뭐라고 언급할 사안이 못된다』며 논평 자체를 기피했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으로서는 주가폭락과 잇단 기업부도등 현 경제위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며 조심스럽게 김대통령과 검찰 수뇌부가 사전 교감을 가졌을 가능성을 주목하기도 했다.

이번 결정이 야기할 정치적 충격파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관계자들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조심스럽게 『이총재와 강삼재 총장의 입장이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비해 김실장은 『이번 일로 이총재가 타격을 받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당에서 일어나는 일에 명예총재가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원론적이지만 「중립적인 입장」을 밝혀 예상되는 이총재측의 「공세」에 미리 방어막을 쳤다. 김실장은 특히 이번 결정이 당내 후보교체론자들에게 미칠 영향과 관련, 『이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나 이후보가 안된다고 하는 입장에 대해 대통령은 의사표시할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의미심장한 불간섭 입장을 밝혀 시선을 모았다.<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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