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밖 초강력 대책… 정부 적극개입 신호탄정부와 은행권은 자금흐름 악화로 인한 우량기업들의 연쇄부도를 방지하기 위해 「협조융자에 관한 금융기관 자율협약」(가칭)을 만들기로 했다.
강경식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과 이동호 은행연합회장 이수휴 은행감독원장 및 23개 은행장들은 22일 은행회관에서 긴급 조찬모임을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윤증현 재경원 금융정책실장은 회의를 마친뒤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제 한계기업의 퇴출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으며 더 이상 부도를 방치할 수는 없다는 인식아래 자율협약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기업이 일시적인 자금악화로 부도위기에 몰릴 경우 주거래은행은 해당기업에 대한 자료를 타 금융기관과 공유, 회생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협조융자를 실시하게 된다.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 등 5대 시중은행과 외환 신한 산업 등 모두 8개 은행은 1주일 이내에 구체적인 협약내용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와 금융권의 이같은 방침은 사실상 경제에 미치는 파급이 큰 대기업의 부도를 앞으론 모두 막아주겠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강부총리는 이날 모임에서 협조융자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권 손실에 대해서는 한국은행 특별융자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할 방침임을 재강조했다. 또 현재 2%로 돼 있는 대손충당금 손비인정한도를 늘리고 유가증권평가손 충당금 비중을 낮춰달라는 은행권의 건의를 참고하는 등 금융권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원리를 강조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던 정부가 이같은 「초강력 단기대책」을 내놓은 것은 시장에 적극 개입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자금을 쏟아부어 대통령선거전까지는 대기업의 추가부도를 막겠다는 「부도봉쇄선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도유예협약이 부도상태에 처한 대기업의 사활을 교통정리하는 소극적인 방안이었다면 이번의 협조융자 자율협약은 부실징후기업이 부도를 내지 않도록 하는 적극적인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대기업의 연쇄부도를 「번데기가 나비가 되기위한 산고」라며 이번 기회에 「대마불사의 신화를 깨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던 강부총리의 시장주의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강부총리는 이어 종금사 사장단과 오찬모임을 갖고 금융위기 타개를 위한 자율협약 마련 배경을 설명하고 여신회수 자제를 통해 기업부도방지에 적극 협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은행장들은 주가하락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아래 기관투자자로서 최대한 주식매입에 나서기로 했으며 은감원은 은행의 주식투자 한도 확대 등을 검토키로 했다.<김경철·김준형 기자>김경철·김준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