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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경유값 인하경쟁/정유업계 잇단 증설로 공급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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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경유값 인하경쟁/정유업계 잇단 증설로 공급과잉

입력
1997.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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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단계서 최고 50%까지 할인도/정부,탈세·외화낭비 강력대책 마련정유업계의 기름전쟁이 경유로 확산, 휘발유 가격인하전에 이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정부는 국내 유류 유통질서를 이대로 방치할 경우 국제수지적자가 심화하는 것은 물론 업체간 과당경쟁의 부담이 결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고 보고 세무조사 의뢰 등 강력한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21일 통상산업부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SK LG 쌍용 현대 한화 등 정유 5사는 최근 200ℓ들이 한드럼당 4만원내외인 경유가격을 드럼당 1만원까지 가격을 낮춰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판매단계가 정유사에서 부판점 주유소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는 정유사의 판매가 대비 최고 40∼50%까지 할인되는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업계가 이처럼 경유 가격경쟁에 돌입한 것은 정유사들의 증설로 석유제품의 공급이 크게 늘어난데다 국제가와 국내가의 가격차이, 정유사간 시장 쟁탈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수급의 경우 지난해 1∼8월중 정유 5사의 경유 공급능력은 1억3,790만배럴이었으나 올들어 같은 기간중에는 1억7,002만배럴로 20%이상 늘었다. 이에비해 내수는 지난해 1억1,340만배럴에서 올해에는 1억954만배럴로 20%이상 감소했다.

같은기간중 수출이 다소 늘어 그나마 물량을 소화하고 있으나 수출단가가 올 1월보다 배럴당 7달러(23%)가량 하락해 수출에 따른 이익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은 늘어나지만 내수는 줄어들고, 수출물량은 늘지만 가격이 좋지않아 남는 게 없는 전형적인 구조적 공급과잉상태인 셈이다.

정유업계의 가격인하전이 심화하자 유통질서가 어지러워지고 있는 것은 물론 무자료거래의 가능성까지 높은 실정이다. 덤핑으로 나온 경유를 대형 도매상(부판점)이 인수해 주유소에 판매하는 과정에서 최종 소비자가격은 낮아지지 않는 반면 유통마진폭만 커지고 판매과정에서 탈세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통산부 임육기 자원정책심의관은 『정유업계의 가격인하전이 소비자들에게 일시 혜택이 있을지 모르지만 과당경쟁에 의한 경쟁력 약화는 결국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준다』며 『특히 과다한 공급을 줄이지 않고 가격인하로만 경쟁해 원유수입증가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현상이 초래된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통산부는 따라서 최근 정유5사 관계자들을 불러 부당 덤핑행위의 자제를 촉구하고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할 것임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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