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정국 격랑 예고/이 총재 “여 핵심부 간여” 결론 오늘 회견검찰이 21일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 비자금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를 유보함에 따라 정치권과 여야 대선후보 진영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 등 대선정국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한국당은 이회창 총재의 지지도 반등을 도모하려던 대선전략에 큰 차질을 빚게 된 반면 국민회의는 자민련과의 DJP단일화협상을 가속화하는 등 김대중 총재 대세론 형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권내부는 검찰의 수사유보를 계기로 이회창 후보 사퇴론이 급격히 확산되는 등 심각한 갈등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이며, 이와함께 반DJP연대 추진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회창 총재는 이날 하오 여의도 후원회사무실에서 핵심 측근의원 및 특보단과 잇따라 대책회의를 갖고 검찰의 수사유보결정에 여권핵심부가 간여했다고 결론지은뒤 김영삼 대통령과의 차별화 및 대선전략을 전면수정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이총재는 22일 상오 여의도 당사에서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검찰의 수사유보결정 부당성을 지적하는 한편 대선정국에 임하는 자신의 구상과 소신을 밝힐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앞서 신한국당은 이날 낮 이총재 주재로 긴급당직자회의를 열고 검찰의 수사유보를 「사실상의 수사 포기」라고 결론짓고 검찰 결정의 철회와 즉각적인 수사착수를 촉구했다. 강삼재 사무총장은 긴급당직자회의 후 『대선후로 수사를 연기한다는 검찰의 논리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검찰 결정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는게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찬종 선대위원장은 『비자금 공세에 대한 형평성과 절차상 문제가 있었던게 사실』이라며 검찰결정을 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후보사퇴를 주장해온 당내 인사들은 비자금 공세를 문제삼을 태세여서 갈등이 더욱 첨예화할 조짐이다.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검찰의 수사연기 발표에 대해 『이번 결정은 검찰이 중립을 향해서 착실히 전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정동영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검찰이 일방적으로 여당의 정치공작에 말려드는 것을 거부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면서 『검찰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대선과정이 폭로정국을 벗어나 건전한 정책대결의 장으로 되돌아올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영성·고태성 기자>이영성·고태성>
◎“국민공감대 형성땐 수사”
김태정 검찰총장은 21일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 비자금 고발사건 수사를 15대 대선이후로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김총장은 이날 상오 대검찰청 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을 불과 2개월 앞둔 현 시점에서 수사에 착수할 경우 극심한 국론분열과 경제회생의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가전체가 대혼란에 빠지게 되는데다 수사기술상 대선전에 수사를 완결하기도 불가능해 대선이후로 수사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총장의 이같은 수사유보 선언은 비자금사건 수사를 사실상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대선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정치권의 대응이 주목된다. 김총장은 그러나 『15대 대선 후에도 선거풍토가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정치권이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국민 공감대가 형성될 때는 즉시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 경우 수사대상은 과거 정치자금은 물론 15대 대선의 당선자 및 전체 후보자의 정치자금 모두가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총장은 수사유보 발표배경에 대해 『검찰책임자로서 나라와 국민, 검찰조직을 위해 가장 현명한 선택이 무엇인가를 고민해 왔다』며 『정치권 대부분이 과거 정치자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검찰이 분명한 입장천명을 미룰 경우 혼란만 가중된다고 생각해 내부의견을 수렴, 결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창민 기자>이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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