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주재 긴급회의 시종 무거운 분위기/“좀더 알아보자” 기습발표 배경 탐문 분주검찰의 DJ 비자금 수사유보 발표에 대한 신한국당의 반응은 한마디로 경악과 분노, 그 자체였다. 이날 아침 이사철 대변인 명의로 검찰의 수사착수를 환영한다는 논평을 냈던 신한국당은 불과 1시간여만에 수사유보에 관한 유감성명을 발표하는 「촌극」을 연출하게 되자 스스로도 어이없어 했다.
당지도부는 김태정 검찰총장의 발표직후인 상오 11시30분 이회창 총재 주재로 여의도당사에서 긴급 당직자회의를 열었다. 강삼재 사무총장, 이해구 정책위의장, 김정수 총재정치자문특보, 신경식 총재비서실장, 변정일 법사위원장, 강재섭 의원, 김영일 제1정조위원장, 하순봉 운영특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는 시종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회의가 끝난 뒤 한결같이 굳은 표정으로 입을 굳게 다문 채 자리를 떠났고, 이사철대변인은 곧장 기자실로 내려와 유감성명 발표와 함께 긴급회의 내용을 브리핑했다.
강삼재 총장 등 일부 당직자들은 각종 요로를 통해 검찰의 기습 발표배경을 탐문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으며, 하순봉특보와 백남치 의원 등 이총재 측근들은 63빌딩에서 따로 회동,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들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좀더 알아보자』고 즉답을 회피하면서도, 전격적인 발표 배경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보였다.
이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김대중 국민회의총재 부정축재의혹 고발사건에 대해 어제 박순용 대검중수부장이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한지 하루만에 검찰총장이 돌연 대선이후로 수사를 연기하기로 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총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낙선한 이후에 수사를 한다면 보복조치라는 국민의 오해를 초래할 것이므로 검찰은 이번 결정을 재고해 즉각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총재는 회의에서 한 참석자가 『검찰의 방침이 왜 바뀌었는지 알아봐야 한다』고 말하자, 『조속히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 이대변인은 전했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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