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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운동본부 사무국장 신동혁씨(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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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운동본부 사무국장 신동혁씨(인터뷰)

입력
1997.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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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생활의 패배가 아닌 인간다운 삶을 향한 선택”귀농운동본부 사무국장 신동혁(33)씨는 「경쟁없이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꿈꾸며 간단치 않은 결심을 했다.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부인 문성연(31)씨와 아들 지항(5)이와 함께 농촌으로 이사를 가기로 했다.

서울대 지질학과와 환경대학원을 졸업한 신씨는 95년 광고회사에 취직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조여오는 경쟁의 압박에 회의를 느꼈다. 경쟁을 뚫는 것은 다른 사람의 낙오를 전제하는 비정함, 쳇바퀴같은 일과, 아늑함과 소속감을 느낄 수 없는 전세집 등이 신씨를 괴롭혔다. 6년전 결혼한 부인이 치과의사로 개업중이어서 하나뿐인 아들은 고아아닌 고아가 되버렸다.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모든 것을 버리고 전원으로 돌아가자』고 결심한 것은 올해 4월께. 회사에 사표를 내고 일주일을 고민하다 말을 꺼냈다. 전북 남원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신씨와 달리 서울토박이 문씨에게 시골생활은 충격이었다. 신씨는 부인의 만류와 제지를 뒤로하고 귀농운동본부에서 진행하는 「귀농학교」에 등록하고 공석인 사무국장을 자청했다. 신씨의 이같은 결심에 부인도 굴복, 올 12월 충북 청원군 낭성면 귀래리로 내려가기로 했다. 신씨는 농사를 짓고, 문씨는 가까운 청주에 병원을 내기로 타협했다.

신씨는 『많은 도시생활자들이 귀농을 생각하지만 교육 의료 문화 건축 등의 문제로 주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농촌을 식량의 안정적 공급지로 여기는 물량위주의 정책에서 탈피, 생명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농촌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귀농운동본부에는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의 문의전화만 하루 10여통을 넘는다. 내집 마련을 위해 결혼후 10년이상 떠돌아다녀야 하고, 저녁에만 잠시 아이들 얼굴을 구경할 수 있는 도시생활에 대한 혐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시골생활이 더이상 불편하지 않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신씨는 『처음에는 도시생활의 패배자라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며 『그러나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기대가 더 크다』고 말했다.<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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