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대비 경상적자 많고 투자 핫머니의존도 높아 환투기꾼들 ‘사냥감’ 눈독동유럽 국가들이 최근 동남아를 강타하고 있는 통화위기 후보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동유럽은 올 초 이미 국제환투기꾼들이 휩쓸고 지나간 지역으로 5월 체코의 코루나화와 폴란드의 즐로티화가 각각 12%, 7% 평가절하된 바 있다. 이때 동유럽을 빠져나간 핫머니는 동남아 통화시장을 괴롭혔고 다시 동유럽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통화위기를 전망하는 가장 중요한 경제지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적자 비율. 경상수지적자를 줄이기위해 자국통화의 평가절하가 계속될 것이고 환투기꾼들은 평가절하 직전에 해당국가 통화를 매각, 환차익을 올린다는 것이다.
태국과 94년 페소화 위기를 겪었던 멕시코의 경우 통화위기당시 GDP대비 경상수지 적자가 7∼8%였다. 동유럽 26개국중 18개국이 지난해 7%대를 상회했고 슬로바키아 에스토니아 등은 10%를 넘어섰다.
동유럽의 공산주의 몰락이후 외국 투자자본이 이 지역으로 쏟아져 들어왔는데 최근 장기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아닌 핫머니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통화위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슬로바키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체코 등이 핫머니 의존도가 높은 국가로 지목되고 있다.
재정적자 또한 통화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헝가리 우크라이나 슬로베니아가 GDP의 5∼6%의 재정적자를 기록, 환율시장 개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국가는 또 갑작스런 경제규모의 확대로 소비붐이 조성되고 경상수지 적자폭은 커지고 인플레가 발생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영국의 경제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8일자 최근호에서 GDP대비 경상적자비중, 외환보유고, GDP대비 재정적자비율, 자금공급 증가율 등 6개 항목을 놓고 통화위험지수를 측정한 결과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등이 통화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 주간지는 이미 고정환율제를 포기한 헝가리 체코만이 비교적 안전하다고 전망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동유럽 통화위기에 대한 조기경보가 이미 울렸지만 이를 피해나갈만한 시간은 충분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만약 각국정부가 한순간의 인기를 위해 이 경고를 무시하지 않고 긴축재정을 펴나간다면 통화위기를 비켜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윤태형 기자>윤태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