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프랑스에서 어린이 납중독에 관한 연구보고서가 발표되어 큰 충격을 던졌다.인권의사들의 모임인 「메드생 뒤 몽드 협회」가 발표한 이 보고서는 유아를 비롯한 어린이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이 납중독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파리 등 수도권 지역에서 납성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빈민가 어린이 8,218명을 대상으로 92∼95년 4년간 중독여부를 관찰한 결과 전체의 35%인 2,893명이 끝내 납중독에 걸린 것으로 판명됐다는 것이다.
이들은 혈액 1리터당 납성분이 국제적 기준인 100미크로그램을 상회, 신체·정신 건강상 심각한 질환을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환자로 분류됐다. 어린이가 납에 중독되면 특히 신경계통의 왜곡을 가져와 정신과 행동심리에 큰 장애를 주게 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다. 협회는 이같은 보고서를 공개하며 『전문가들 사이에는 수도권의 납중독 어린이가 최대 7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고 밝혀 프랑스의 부모들을 더욱 경악케 했다.
협회에 따르면 어린이 납중독의 주원인은 납성분이 들어간 페인트칠에 있다. 납성분 도료의 사용이 지난 48년이후 금지되기는 했지만 그 이전에 세워진 노후한 주택 등에서 벽칠이 벗겨지면서 납성분이 가정내에 돌아다니고 있다는 분석이다. 벽칠의 벗겨진 조각은 설탕같은 단맛을 내기 때문에 유아들이 아무 생각없이 입안에 넣고 빨아먹기까지 한다고 한다.
협회측은 어린이 납중독의 심각성이 간과되고 있다며 정부당국에 대해 납성분 도료가 사용된 건물의 전국적인 조사 등 본격적 대책수립을 촉구했다. 이 보고서 공개이후 파리 19구의 주민 40가구가 자신들의 시영 임대아파트가 그와 같은 건물이라며 시당국에 이주대책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대권 싸움하느라 또는 이를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는 정치인과 정부당국자들 그리고 국민 모두 아무리 바쁘더라도 국내에는 이와같은 어린이 납중독문제가 없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파리>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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