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비 포함 1억5,000만원 투자/단말기 할인판매는 본사서 보전/가입자 관리수수료가 고정수입서울 연신내에서 SK텔레콤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오성민(31·02―387―1011)씨. 증권사에서 인사관리와 영업을 맡았던 오씨는 『젊을 때 사업의 꿈을 펼치겠다』는 마음으로 직장 동료이던 박희권(32)씨와 함께 지난해 12월 회사를 그만 두었다. 퇴사 후 두어 달 동안 사업구상에 몰두했다. 창업박람회장을 빼놓지 않고 찾아다녔고, 이벤트 카페 어린이레스토랑 등 구체적인 사업안도 짜 보았다.
하지만 오씨는 성장가능성이 있는 정보통신쪽 사업에 자꾸 눈길이 갔다. 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져 있는데도 급팽창 일로를 달리는 것이 정보통신 분야다 보니 당연한 일이었다.
SK텔레콤 본사(02―680―8011)와 지점에 문의한 뒤 오씨가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옆에 대리점을 연 것이 올해 4월. 실평수 12평의 단층건물을 보증금 3,000만원에 얻었고 권리금은 보증금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인테리어를 비롯해 사무집기 컴퓨터 등은 본사에서 실비로 60%를 지원받아 1,000만원 정도 들었다. 그리고 이동전화기 200개, 무선호출기 3,000개 정도를 처음 들여놓는 비용에 1억5,000만원 가량 쓰였다.
오씨는 『이동통신 대리점 사업은 다른 사업과 성격이 많이 다르다』고 말한다. 이동통신 대리점의 주요 수입원은 통신 가입자에게서 받는 가입·관리 수수료. 단말기 판매도 큰 사업이긴 하지만 요즘같이 경쟁이 심한 경우엔 대부분 밑지고 판 뒤 본사에서 차액을 보전받기 때문에 거의 수익이 없다. SK텔레콤은 가입수수료가 이동전화 2만원, 무선호출이 3,000원이고, 관리수수료는 이동전화가 요금의 5%, 무선호출이 10%다. 이동전화 관리수수료는 3년만 받도록 되어 있다. 이러다보니 대리점이 초기 투자비용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6개월 정도 시간이 걸린다. 그동안을 견딜 자금여력과 인내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단말기 판매도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유통이 문란하다』고 한 마디로 표현하는 오씨에 따르면 단말기는 본사에서 여러 회사 제품을 한꺼번에 구매해 대리점에 공급한다. 이동전화기는 본사가 평균 70만원에 사들인 물건을 그 가격에 대리점에 공급하고 대리점은 이 단말기를 20만원 정도 깎아 직접 판매하거나 도매상에 넘긴다. 대리점은 또 이 단말기를 약간의 이익금을 붙여 소매상에 넘기고 소매상은 여기에 이익을 붙여 단말기를 팔면서 처음 단말기를 공급한 대리점 이름으로 가입자를 유치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대리점이 손해보는 돈은 본사에서 두 달 뒤 장려금 형태로 보전된다. 결국 단말기 저가 판매로 대리점이 손해보는 일은 없지만 공급가격과 최종 판매가의 차액을 두 달 뒤 받으므로 항상 일정액의 돈이 투자상태로 잠겨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오씨는 이달 초까지 이동전화 1,200명과 무선호출 8,500명을 가입시켰다. 매출은 2억원 정도. 단말기 판매로 얻는 수입은 거의 없고 관리수수료로 들어오는 돈이 700만∼800만원 정도다. 여기서 인건비 500만원 남짓과 월세 80만원, 공과금 등 운영비 170만원을 쓰고 나면 수익과 지출이 거의 같아지는 단계다.
『이동전화 대리점의 매력은 사업을 그만두기 전까지는 일단 확보한 가입자에게서 받는 관리수수료가 거의 변동없이 매달 고정 수익이 된다는 점』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1,500만원 정도의 순이익을 얻기 위해 가입자를 찾아 뛰고 있다』고 말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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