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리사이틀 음반 등 EMI 42종 출반이어/아리아·인터뷰 CD 4장도77년 9월16일 파리. 오페라의 디바(「여신」) 마리아 칼라스가 죽었다. 그로부터 20년. 오페라 사상 최고의 소프라노로서 칼라스는 여전히 살아 있다. 함께 공연했던 바리톤 티토 곱비는 회고록에서 『나는 늘 칼라스는 영원하다고 생각했다. 과연 칼라스는 불멸이다』고 말했다. 명연출가 프랑코 제피렐리는 오페라 역사에서 칼라스 이전(Before Callas)을 「기원전(BC)」으로 부른다.
그의 20주기를 맞아 칼라스 음반이 봇물이다. 칼라스는 EMI 음반사에서만 공식녹음을 했기 때문에 기념음반도 여기서 나왔다. 50, 60년대 전성기의 녹음이다. 6월에 1차로 오페라 전곡녹음 20종이 나온 데 이어 이달 들어 오페라 9종, 리사이틀 11종, 아리아 모음인 「세기의 목소리」 「칼라스와 친구들」까지 2차분 22종이 추가됐다. 오페라 아리아와 칼라스 인터뷰가 담긴 4장의 CD 세트 「라 디비나」도 나왔다. 디비나는 「성녀」라는 뜻. 다른 소프라노들도 디바로 불리는데 분개한 칼라스 팬들이 새로 생각해낸 칭호다. 소프라노에게 바치는 최상급 찬사로서 「디바」란 말을 처음 들은 것도 칼라스였다.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에서 「카스타 디바」(정결한 여신)를 노래한 데서 비롯됐다. 내년에는 3차분으로 오페라 하이라이트가 나올 예정이다.
칼라스의 극적인 삶은 너무나 유명하다. 불우했던 어린시절, 오페라무대의 전설적인 성공, 95㎏의 거구를 30㎏ 이상 감량해 날씬한 프리마돈나로 다시 태어난 초인적 의지, 케네디대통령의 미망인 재키에게 뺏겨버린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와의 사랑 등 화려하고 비극적인 삽화로 가득하다. 사랑을 잃음과 동시에 목소리마저 쇠퇴했다. 그 다음은 혼자만의 쓸쓸한 죽음에 이르기까지 절망과 고독의 나날이었다.
무대에서 그의 카리스마는 미증유의 전율 그것이었다. 적들조차 그가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 열광하기 시작했으니까. 결코 아름다운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것이었다. 사후 20년이 지나도록 칼라스 열기는 식을줄 모르고 갈수록 뜨겁다. 칼라스는 영원하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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