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교수 ‘머리없는 올챙이’ 만드는데 성공/윤리논쟁 피해 특정부위 대량제작 가능인체의 장기를 대량 생산하는 인체공장이 등장, 로봇처럼 고장난 부위를 마음대로 갈아끼울 날도 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유전자 복제기술로 어미와 똑같은 복제양 「돌리」가 탄생한 데 이어 이번에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머리없는 올챙이」가 만들어졌다. 이 두 기술을 결합하면 인체의 필요한 부분을 복제·배양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영국 바트대의 조너선 슬랙 교수(발달생물학)는 19일 『개구리 태아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머리없는 올챙이를 만들었다』며 『개구리와 인간 유전자의 기능이 유사하므로 이 기술을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과학계는 이에 따라 향후 5∼10년내에 인공자궁의 태아주머니에서 심장, 간장, 췌장 등 인체의 모든 장기를 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또 환자에게서 세포를 추출, 복제해 필요한 부분을 「주문생산」하기 때문에 장기이식후 생기는 거부반응도 일어나지 않아 획기적인 치료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유전자복제에 따른 골치아픈 법적·윤리적 문제를 피해갈 수 있다는 데 있다. 가령 인간 태아를 단순히 복제배양한 후 장기를 취할 경우 이는 엄연한 태아살인에 해당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복제세포의 유전자를 조작, 뇌와 중추신경계가 없는 태아를 만들어 특정부위의 장기만을 얻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연의 법칙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비판은 여전하다. 영국 옥스퍼드대 앤드류 린제이 교수(동물윤리학)는 『이것은 우월한 존재가 생명의 변형된 형태를 만들어 사용한다는 점에서 과학적 파시즘』이라고 규정했다. 이와 관련, 인간복제 등 유전자 조작과 관련한 국제적 기준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유전자 혁명」의 저자인 패트릭 딕슨 박사는 『유전공학은 전세계를 먹여살리고, 질병을 고칠 수 있는 학문』이라며 『조속히 국제적인 합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박진용 기자>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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