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병원장 도움 무료수술『낯선 외국인까지도 따뜻하게 돌봐주는 한국인들의 온정에 감격했습니다』 19일 상오 서울 성동구 행당동의 정형외과전문 한우리병원 입원실에서 베트남인 호앗(28)씨는 『정말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94년 10월 산업연수생으로 입국, 서울과 수도권일대 공장에서 잡역부로 일하던 호앗씨는 지난달 10일 여동생(24)을 만나기위해 부산으로 내려갔다가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했다. 말이 통하지 않는 회사경비원이 출입을 제지해 높이 2m가량의 기숙사 담을 넘으려다 발을 헛디뎌 떨어진 것. 마침 여동생 얘기를 듣고 호앗씨를 마중하러 나왔던 총무과직원 박형국(29)씨가 발견, 인근종합병원으로 옮겼으나 수술비를 댈 보호자가 없다는 이유로 쫓겨났다.
다급해진 박씨는 자신이 다니는 사하구 신평1동 신평로교회 김창훈(34) 목사에게 도움을 청했고 김목사는 김해의 개인병원으로 호앗씨를 옮겼다. 호앗씨의 부상은 다리와 골반을 연결하는 뼈가 부러진 「대퇴골 전자부 분쇄골절」로 자칫 불구가 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태였다.
김목사는 서울의 큰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게 좋다는 병원측의 설명을 듣고는 한 기독교잡지에서 보았던 한우리병원의 김인상(47) 이사장을 떠올렸다. 「왕십리 슈바이처」로 불리는 김이사장의 『생명이 돈에 앞설 수는 없다』라는 글을 읽고 감동을 간직해왔던 터였다. 연락을 받은 김이사장은 『무료수술을 해줄테니 빨리 데려오라』고 흔쾌히 승낙했다.
김이사장은 지난 1일 직접 집도, 4시간여동안의 수술 끝에 호앗씨의 뼈를 성공적으로 봉합했다. 수술후에도 20여명의 간호사들로부터 따뜻한 보살핌을 받고 있는 호앗씨는 『하루빨리 일터로 돌아가 도움을 준 이들에게 보답해야 할텐데…』라고 말했다.<김진각 기자>김진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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