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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복지재단 연령별 특색맞는 공간모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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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복지재단 연령별 특색맞는 공간모델 제시

입력
1997.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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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벽·비밀공간·유아용 개방화장실…/어린이집 시설 ‘눈높이’ 설계 필요보육시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요즘 어린이에게 놀이방 유치원 등은 자기 집이나 다름없는 장소다.

그러나 넓다고는 하지만 수십명의 아이들이 한 방에서 함께 생활해야 하거나 아이들 키로는 이마밖에 보이지 않는 세면대위 거울과 같이 대부분의 보육시설들이 아이들의 정서나 신체치수를 고려하지 않은채 지어지고 있다. 혼자서 열고닫기 어려운 문과 창, 수도꼭지 등은 좌절감을 심어주며 많은 어린이들이 하루종일 부대끼며 생활하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와 공격성을 심어준다는 것이 주거행태학에서의 일관된 주장.

연세대 주거환경학과 이연숙 교수는 최근 삼성복지재단의 의뢰로 「바람직한 어린이집」모델을 완성, 이를 바탕으로 둔촌동에 시범어린이집 건축에 들어갔다. 공간을 통해 정서적 안정과 다양한 경험을 부여한다는 데 주안점을 둔 이 모델은 건물을 교육적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점에서 국내 최초의 시도.

영아∼18개월, 18∼30개월, 30∼48개월, 취학전아동 등 연령별로 완전히 분리된 공간을 사용하게 하고 연령별 특색에 맞게 공간설계를 한 점이 특색이다. 많은 어린이들이 한꺼번에 부대낌으로써 일어나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별도의 현관 복도 화장실을 사용하게 했다.

1인당 18개월이하는 1.3평, 그 이상의 어린이는 1평의 적정 공간을 확보한 이 모델에서 가장 강조된 것은 공간분할을 통해 소규모활동이나 혼자 쉬고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준 것. 유아도 성인과 마찬가지로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혼자서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때문이다. 또한 붙박이장 아래에 낮은 천정의 비밀공간을 마련하거나 지그재그로 벽을 설치하는 등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한 것도 특이. 120∼140㎝천정은 아이들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이며 지그재그벽사이 공간은 구석진 장소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휴식터가 되기 때문이다.

잘못된 공간설계는 어린이들의 행동을 제한할 뿐 아니라 보육교사에게도 불필요한 동작을 하게해 쉬 지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질적인 교육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새 모델에서는 영아실에 교사들을 위한 화장실을 설치하고 실내물놀이시설을 반개방형태로 만들었다. 물놀이시설은 유아발달단계에서 중요한 놀이시설이지만 관리상의 문제로 설치를 꺼려했던 것. 화장실설계도 연령에 따라 설계를 달리했다. 30개월이전의 유아들은 분리된 화장실공간을 두려워하지만 더 큰 어린이들은 배변행위에 수치심을 갖기 때문에 분리된 화장실이 필요하기 때문. 삼성복지재단은 이 모델을 기초로 한 「어린이집 실내환경 디자인지침」을 제작, 앞으로 어린이집을 짓거나 개보수할 사람에게 배포할 예정이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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